우리투자증권은 11일 기술적 과열과 밸류에이션(주가수준) 부담에 이어 정부의 과잉유동성에 대한 경고 등이 쏟아지고 있다는 것은 코스피 지수가 40% 가까이 오른 상황에서는 간과해서는 안 될 부분들이라고 지적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우선 글로벌 금융시장이 상승하면서 비관론자들이 항복(Capitulation)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루비니 교수와 더불어 비관론자로 손꼽혔던 쉴러 교수가 이젠 주식을 살 때라고 바뀐 점과 한국증시에 비판적이었던 외국계 증권사들이 연일 낙관적인 전망치를 쏟아내고 있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투자심리가 과열되고 있음을 의미한다는 설명이다.

둘째는 유동성 랠리의 근원을 제공했던 정부가 유동성 환수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한국은행과 정부 고위관계자들이 지나치게 빠른 자산가격 상승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있으며 과잉유동성에 대한 경고와 억제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것은 3월 이후 시작된 유동성 랠리가 사실상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음을 의미한다고 우리투자증권은 분석했다.

마지막으로 우리투자증권은 2분기 중 실물경기와 기업이익 개선속도가 V자형의 빠른 회복이 아닌 U자형의 완만한 패턴을 그릴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2분기 실적시즌을 전후로 시장기대치보다 낮은 수준의 성장률과 기업이익이 발표될 경우, V자형으로 오르고 있는 주가의 발목이 잡힐 가능성이 있다.

특히 1분기 실적개선의 주된 요인이었던 원·달러환율이 최근 급격한 가격절상으로 인해 무역수지와 기업채산성에 미치는 효과가 줄어들고 있다. 이미 IT와 자동차 등 시장 주도주의 상승탄력도 줄어들고 있다. 물론 주도주의 약세를 철강 등 소재주와 내수관련주들이 방어해 주는 모습이지만 이들 업종의 상승이 순환매적인 상승인지 아니면 2차 주도주로 떠오르는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는 게 우리투자증권의 진단이다.

우리투자증권은 "결국 현재의 증시는 지나치면 모자란 만 못하다는 격언(과유불급)을 되새기면서 주식에 대한 템포를 조절해야 할 시점으로 판단되며 이를 통해 경기와 실적개선 속도간의 키높이를 맞춰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