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은 11일 현재 주가가 싸지 않고 정부 재정 지출 효과가 1분기에 집중됐다는 점을 감안, 추가 상승시 현금 비중을 높일 것을 권했다.

지금과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지난 2001년에도 주가가 급등한 이후 큰 폭의 조정을 나타냈다. 한국증권에 따르면 9.11 테러 직후 코스피는 6개월 동안 정확히 100%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 세계적인 금리 인하 공조라는 바탕 위에서 한국에서는 부동산과 카드 경기 부양을 통한 내수 버블 등 강력한 정책적 자극이 주어졌기 때문. 버블에 힘입어 코스피는 6개월의 굵고 짧은 반등세를 나타낸 이후 곧바로 고점 대비 50% 가까운 급락세를 나타냈다.

김학균 한국증권 연구원은 "최근에도 경기 부양을 위한 여러가지 정책들이 나오고 있지만 2001년과 같은 버블을 만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2001~02년에는 대우그룹의 해체와 현대그룹의 유동성 위기를 지나면서 기업 부문의 구조조정은 일단락됐던 상황이었다. 현재도 공격적인 구조조정의 의사는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그래도 07년까지의 레버리지 과잉 시대의 뒷치닥거리(선택적인 구조조정)는 불가피해 보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2002년초 내수 버블 장세보다는 약한 반등세, 그리고 주가 고점 통과 이후의 급락보다는 완만한 조정 정도가 앞으로 예상되는 주가의 경로"라며 "우리의 예상보다 강하게 올라온 코스피의 단기 고점을 예상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현재 주가가 싸지 않다는 점, 정부 재정 지출의 효과가 1분기에 집중됐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추가 상승시 현금 비중을 높여 나가기를 권고한다"고 밝혔다.

한국증권은 시장 대비 초과 수익을 낼 것으로 기대되는 종목군으로 원화 가치가 정상회되는 과정에서 수혜를 볼 수 있는 항공, 음식료, 유통, 일부 키코 관련 중소형주들을 꼽았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