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됐던 '스트레스 테스트' 고비를 넘긴 뉴욕증시가 새로운 상승 모멘텀을 찾게될지 주목된다.

지난 3월 저점을 형성한 뒤 지속적인 주가 상승으로 자신감을 찾아가는 투자자들이 한숨 돌리면서 장세를 타진하는 한주가 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기술적으로 보면 단기 고점을 형성한 뒤 조정이 진행될 시점이지만 시중 풍부한 유동성에 힘입어 상승행진이 계속될 것이란 예상도 적지 않다. 폴 놀테 힌스데일어소시에이츠의 투자담당 이사는 "경제지표가 악화되지 않는 한 시장이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다"면서도 "이런 기대에 반하는 결과가 나타난다면 급격한 조정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심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지표로는 소매업체들의 실적을 꼽을 수 있다. 소매판매 현황은 소비의 가늠자라는 측면에서 앞으로 미국의 경기 회복 여부를 가늠할 수 있다. 경제 구조상 가계의 소비지출이 늘지 않으면 미국 경제가 강한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 소비가 미국 경제성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0%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지난 7개월간 400만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은 데다 작년 한 해 동안 집값 및 주가 하락으로 미국 가계의 주자산 규모가 11조2000억달러 감소한 만큼 단시일 내 소비가 늘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저축률이 한동안 높아지고 주택시장 회복을 확인해야만 미국 소비자들이 닫았던 지갑을 열 것이란 관측이다. 이 때문에 당장은 'V자'형 경기회복을 기대하기보다는 경기위축 둔화 정도를 지켜보면서 장세흐름을 예측하는 게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 전문가들은 미국의 경기가 이미 저점을 지났거나 부근에 있으며 최소한 금년 중반께 바닥을 치고 점차 회복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3일에는 4월 미국 소매판매 실적이 나온다. 소매업체별로는 세계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와 노드스트롬,블록버스터,콜스콥 등이 12일 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다음 날에는 리즈클레이본,홀푸즈마켓,메이시스 등이 실적을 발표한다. 15일에는 JC페니 에버크롬비 등이 1분기 실적을 내놓는다. S&P500 소속 500개 기업 중 1분기 실적을 발표한 424개사의 평균 수익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36.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경제지표로는 14일,15일 잇따라 발표되는 생산자 물가지수와 소비자 물가지수를 꼽을 수 있다. 3월 중 소비자물가는 에너지 및 식료품 가격 하락 영향으로 전월 대비 0.1% 내렸다. 상당수 분석가들은 물가 하락에도 불구,최근 원자재가격 상승세 전환과 대규모 경기부양 등으로 디플레이션 우려는 크지 않으며 당분간 낮은 수준의 물가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밖에 12일에는 3월 무역수지가 발표되고 15일에는 뉴욕주 제조업지수와 미시간대 소비자지수도 공개된다.

정부로부터 자본확충 명령을 받은 은행들의 움직임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민간에서 자본 확충이 수월하게 이뤄지면 금융 관련주가 다시 주목받을 수 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