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9개 대형은행을 대상으로 한 스트레스 테스트(자본 충실도 평가)가 발표됐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를 비롯한 10개 은행에 총 750억달러의 자본확충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당초 예상한 결과라는 반응이다.

최근 증시의 핫 이슈였던 스트레스 테스트가 발표되면서 향후 시장의 행보에 대해 궁금해지는 시점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테스트 결과에 대한 신뢰성과 외국인 매수가 지수 방향성에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임정석 NH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발표된대로 자본확충 규모가 750억달러 수준에 국한된다면 별 문제가 없겠지만 전망은 불확실하다"고 우려했다.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에도 의구심이 가지만 가계 신용 부문이 여전히 부진하다는 점도 은행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임 팀장은 "스트레스 테스트 발표로 국내 증시의 상승 탄력이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시가총액이 많이 줄어든 산업재와 소재업종의 주가 상승이 중요한데, 최근 발틱운임지수(BDI)와 원자재 주가의 회복 조짐은 긍정적이나 강한 반등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 봤다. 코스피 지수가 2분기 1500선을 볼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후는 아직 불확실하다는 입장이다.

한범호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도 "미국 금융시스템의 붕괴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안도감에 코스피 지수가 1450~1500선까지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으나 "올 11월까지 자본을 어떤 식으로 조달할 지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고, 아직도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지 않은 고용 부문의 호전이 필요하다"고 는 지적했다.

한 연구원은 "코스피 지수가 리먼 사태 이전으로 복귀해 상승세를 지속하려면 시장을 견인할 만한 추가적인 재료와 외국인의 매수가 지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자본 확충이 필요한 상황에서 외국인의 매수가 이어질지 주시해야 한다는 해석이다.

현재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미국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미리 반영한 듯 등락을 반복하며 부진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8일 오전 한때 1410선을 회복했던 코스피 지수는 10시48분 현재 1402.05로 0.97포인트 오르고 있다. 코스닥 지수는 512.69로 1.26포인트, 0.25% 하락하고 있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