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미국 은행들의 스트레 스테스트(자본충실도 평가) 결과가 예상 수준으로 나오면서 보합권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8일 오전 11시 13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3.37포인트(0.24%) 내린 1397.71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0.61포인트 낮은 1400.47로 출발한 이후 1410선을 넘어서기도 했지만 개인의 차익매물이 쏟아지면서 등락을 나타내고 있다.

코스피 지수가 1400선 근처에 머물면서 종목을 선택해야 하는 투자자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주가 급등에 따른 부담이 있지만 금융주, 건설주, 철강주 등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이어지는 종목에 관심을 가지라고 조언하고 있다.

정명지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 장세의 키워드는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발표와 맞물린 금융주의 불확실성 해소, 경기회복 기대감에 따른 단기 모멘텀(상승계기) 강화가 예상되는 경기회복 수혜주의 두 가지"라며 "따라서 단기적으로 은행, 증권의 금융주와 철강, 건설의 경기회복 수혜 주에 대한 접근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이라고 밝혔다.

이들 종목은 지난달 IT주와 자동차주에 이어 순환매가 유입되고 있어, 추가 상승이 기대되고 있다.
외국인투자자들은 올들어 금융업종을 공격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하나대투증권에 따르면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3월 중순 이후 6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다. 그 중 1조2000억원 가량이 금융주에 모아지고 있다.

김진호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금융주가 차지하는 시가총액을 감안하면 당연한 것이라고 볼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연초 이후 약 한 달간 국내증시에 대해 2조원 가량을 순매수하는 과정에서 국내 금융주는 거의 사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그 사이 국내 금융주에 대한 시각이 선회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며 세가지 이유를 제시했다. 첫째는 경기선행지수의 반등이 다. 국내 경기선행지수는 3개월째 반등세를 지속하고 있다. 과거 경기선행지수가 돌아서는 시점에서 금융주는 시장대비 상대적인 강세를 보였 다. 둘째는 환율. 지난해 하반기 이후 원·달러 환율에 가장 민감한 것이 금융주였고 3월 중순 이후 원·달러 환율이 완연한 하락세로 전환했 다. 마지막으로는 국내 금융주가 싸다는 인식이 공감대로 형성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4월 이후 지속적으로 매도세를 나타내며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는 기관투자자들도 지난달말 코스피 지수가 1300선에 대한 지지력을 확인 시킨 이후 금융, 철강, 건설 등의 업종에 대해서는 매수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도 외국인은 금융업종을 448억원 어치 순매수하고 있다. 건설업과 철강업종도 각각 236억원과 127억원 어치 순매수중이다. 기관도 건설업종을 365억원, 철강업종을 143억원 어치 순매수하고 있다.

한치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이들 업종이 지난 4월 내내 기관의 매도상위 업종에 속해 있다는 점에서 최근의 순매수 전환은 업종별 순환매 흐 름을 보여주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전반적으로 기관이 매도세를 일관하고 있어 향후 지수의 방향성 판단과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대해서는 주의가 필요하지만 이들 업종에 대해서는 기관의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관심이 유효하다"고 진단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