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의 안정기조를 유지하면서 원화강세 관련주들에 화색이 돌고 있다.

코스피 지수가 지난해 9월 '리먼 브러더스 충격' 이전 수준인 1400선을 돌파하며 단기급등에 따른 조정양상을 보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여행 항공 등 원가부담에서 해방된 관련주들은 상승세를 타고 있다.

6일 오후 1시20분 현재 국내 주식시장에서 여행 대표주인 하나투어가 전 거래일보다 4850원(14.85%) 오른 3만7500원을 기록하며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은 것을 비롯, 모두투어 자유투어 등도 11-13%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승호 신영증권 연구원은 "현재까지 경기전망이 불투명하고 내수경기 또한 단기간 내 회복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해외여행은 중산층 이상의 부유층이 반복적으로 구매하는 경향이 강한만큼 환율 하락이 지난해말부터 억눌린 중산층들의 해외여행 수요를 증가시키는 '트리거'(방아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1시11분 현재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0.90원 오른 1283.40원을 기록하며 지난달 29일 이후 3거래일째 12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환율 하향 안정화에 힘입어 항공주인 대한한공과 아시아나항공이 3%대 초반의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가격경쟁력 강화라는 원화 약세 효과를 톡톡히 누렸던 수출 관련주들은 불편한 심경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 등 대표적인 원화 약세 수혜주인 자동차 관련주들이 1-2%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고, 삼성전자와 LG전자 LG디스플레이 등 IT주들 역시 1-4%대 내림세다.

전문가들도 당분간 원·달러 환율 방향이 증시의 등락을 좌우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원화 강세와 관련해 "미국 소비자신뢰지수가 3개월 연속 개선되고 중국 PMI(구매관리지수)가 9개월 만에 최고치로 오르는 등 주요국들의 경기회복 기대감이 고개를 들면서 글로벌 투자자금이 안전자산에서 주식, 상품 등 위험자산 쪽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박 연구원은 "지난해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평균 1100선에서 거래됐다는 점을 감안할 때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중국 위안화를 비롯한 이머징 국가들의 통화가 달러화에 대해 동반 강세를 보이고 있어 아직까지는 긍정적인 면에 무게를 두는 것이 좋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다만 환율이 단기간에 급락하고 미국 스트레스 테스트(건전성 평가) 결과에 따라 달러화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우선 단기매매 차원에서 접근하는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