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比 40~50% 급감…일부는 적자전환

지난해 국내 증권사들의 이익 규모가 대부분 절반 정도 급감한 것으로 나타나 어려웠던 작년 증시상황을 고스란히 반영했다.

6일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일까지 2008회계연도(2008년 4월~2009년 3월) 실적을 공시한 21개 증권사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평균 33.2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49.42%, 47.66% 감소했다.

유진투자증권은 매입대출채권의 대손상각비 증가 탓에 영업손실 1천463억원을 기록, 전년의 457억원 흑자에서 적자 전환했고 골든브릿지증권(영업손실 24억원)도 적자로 돌아섰다.

HMC투자증권의 경우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97.56%, 84.44% 급감하고, 동부증권도 각각 92.99%, 74.97% 줄어드는 등 실적이 극히 부진했다.

대형 증권사들도 증시침체 여파로 직격탄을 맞았다.

삼성증권(영업이익 -38.80%, 당기순이익 -37.05%), 대우증권(-55.38%, -46.79%), 미래에셋증권(-48.34%, -51.64%), 우리투자증권(-40.27%, -44.62%), 현대증권(-24.23%, -22.06%) 등 대형 증권사들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반면 한화증권은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53.97%, 47.98% 증가했으며, 유화증권도 각각 17.98%, 28.44% 늘어나는 등 조사대상 증권사들 가운데 유일하게 수익성이 개선됐다.

한화증권 측은 "주식시장 거래대금 감소 탓에 수탁수수료와 수익증권 판매수수료는 줄어들었지만 금리 인하로 인한 채권시장의 강세로 채권처분 및 평가이익이 증가했으며, 종합자산관리계좌(CMA)의 지속적인 증대 덕분에 당기순이익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유화증권도 채권 및 금융상품 운용수익이 증가해 수익성이 개선됐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증권사들이 파생상품 거래 등으로 사업규모는 확대됐지만 글로벌 금융위기와 이에 따른 증시 침체 여파로 수탁수수료, 금융상품 판매 수수료 등 각종 수수료 수입이 급감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고 분석했다.

메리츠증권 박석현 연구원은 "증권사들이 신규지점을 늘리면서 비용이 많이 증가한 데 반해 글로벌 금융위기로 수익은 줄어들어 당기순이익이 적자를 기록하거나 큰 폭으로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올해는 증권사들이 인건비를 동결하거나 삭감하는 등 발 빠르게 비용통제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증시 활황 속에 브로커리지를 중심으로 실적이 소폭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changy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