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키코(KIKO)로 인해 큰 손실을 입었던 기업들 중 아직 덜 오른 키코 피해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키코 피해는 일회성이기 때문에 실적이 복구되면 주가도 복구된다는 게 증시전문가들의 판단이다.

IBK투자증권은 4일 이슈분석 보고서를 통해 "최근 경기 동행지수가 상승세로 돌아서며 경기가 바닥을 통과하고 있고, 4월 무역수지도 60억 달러의 흑자를 기록하면서 환율까지 하향 안정화되고 있다"며 "이러한 영향으로 인해 영업이익이 증가하고 있는 키코 피해주 중 덜 오른 기업들이 앞으로 주목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기준 환율 1257원 밑돌면 환입 기대도

이 증권사 정종선 애널리스트는 "키코 패해 기업들은 2008년 말 회계 장부에 작년 말 기준 환율인 달러당 1257원으로 남은 계약 기간에 대한 평가손실까지 다 반영해 놓은 상태"라며 "2009년 신규로 반영해야 할 금액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혹시라도 금융 시장이 안정화되면서 키코 계약 기간이 끝나기 전에 기준 환율이 1257원 밑으로 내려갈 경우 환입을 기대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에 따르면 키코에 가입한 기업들은 모두 수출 물량이 많은 기업들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는데 환율이 올라가면서 키코로 인한 손실은 발생했지만, 원화기준 매출액과 순이익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 애널리스트는 이에 대해 "일회성 요인인 키코 계약들은 작년 말과 올해 초에 거의 다 종료되기 때문에 기저효과로 인해 앞으로 실적은 더욱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등장서 영업이익 증가한 기업들 주가 차별화

또 키코 피해주 중 영업이익이 증가한 기업들은 앞으로 강세장에서 차별화된 주가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정 애널리스트는 "키코 관련주는 환율이 급등하고, 금융 시장의 불안감이 극도로 치솟았던 지난해 10월께 코스닥지수에 비해 더 많이 하락했었다"며 "이에 따라 이미 키코 관련 부정적인 소식들을 주가에 선반영한 키코 기업들 중에서도 영업이익이 증가한 기업들은 반등장에서 영업이익이 적자를 내거나 감소한 기업들의 주가와 차별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이어 "2008년 영업이익이 2007년 보다 증가한 키코 기업들의 경우에는 주가도 빠르게 상승, 현재 다른 코스닥 기업들과 거의 비슷한 하락폭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영업이익 늘었는데 덜 오른 키코 손실주 8종목

반등장에서 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덜 오른 키코 피해주로는 성진지오텍, DMS, 진성티이씨, 대경기계기술, 제이브이엠, 화인텍, 에버다임, 디에스엘시디 등 8개 종목이 꼽혔다.

정 애널리스트는 "우선 2008년도에 파생상품 손실을 공시한 기업들 중에서 손실이 자본금 대비 10% 이하인 기업들은 제외했다"며 "지난해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한 기업들 중 2007년 보다 영업이익이 증가한 기업들을 뽑아 1년 전인 2008년 5월 2일과 연중 최저점인 10월 27일의 주가를 기준으로, 코스닥시장 대비 주가가 덜 오른 기업들을 선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