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은 30일 지난 1분기에 매출액 2조8765억원, 영업이익 5640억원, 당기순이익 316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추정치에 못 미쳤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의 SK텔레콤 1분기 실적 추정치 평균은 매출액 2조9088억원, 영업이익 5827억원, 순이익 3784억원이다.

매출액은 전 분기 대비 4.3% 줄었으나 전년 동기 대비 1.4% 늘어난 수치다.

무선인터넷 매출은 6249억원으로 음악 서비스인 '멜론' 사업의 양도 등에 따라 전 분기 대비 0.3% 감소했으나 전년 동기 대비로는 4.6% 증가했다. 이는 데이터 정액 가입자와 SMS(단문메시지 서비스) 사용량 증가에 따른 것.

마케팅비는 660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8% 줄었다. 1분기 졸업, 입학 등 계절적 수요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분기에 비해 시장이 안정화됐고, 비용절감 노력이 더해졌기 때문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영업이익은 마케팅비 감소 등으로 인해 전년 동기 대비 1.8% 상승했다. 당기순이익의 경우 원·달러 환율 상승과 금리변동으로 인한 회계상의 평가손실 증가로 17.3%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SK텔레콤은 WCDMA(광대역부호분할다중접속) 용량 확보와 통화품질 제고를 위한 보강투자 차원에서 총 3484억원을 투자지출(CAPEX)로 집행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5.3% 늘어난 규모다.

누계 가입자 수는 2335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4% 늘었다. ARPU(월 평균 가입자당 매출액)는 다양한 할인요금제 가입자 수 증가와 시장 안정화로 인한 신규 가입자 감소 등의 여파로 전년 동기 대비 3% 감소한 4만1372원을 기록했다.

장동현 SK텔레콤 전략조정실장은 "올해 1분기 이동전화 시장이 작년 하반기 이후의 시장 안정화 기조가 지속됐다"며 "앞으로 고객경험관리 프로그램 도입을 통한 혁신적인 서비스 제공, 다양한 결합상품 출시 등을 통해 마켓 리더십을 유지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최남곤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다른 이동통신업체들은 깜짝 실적을 기록했으나 SK텔레콤의 경우 1위 사업자이기 때문에 경쟁 완화에 따른 매출액 대비 마케팅비 비율 개선 정도가 낮은 것으로 보인다"며 "다른 회사들은 4분기에 성과급을 지급하지만, SK텔레콤의 경우 1분기에 성과급을 집행한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시장에서 경쟁사들의 실적이 크게 개선됐고, 이동통신 시장의 경쟁이 완화됐다는 측면에서 SK텔레콤에 거는 기대가 컸고, 이에는 실적이 못 미친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종수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도 "경쟁사들 대비 실적 개선 폭이 미미해 아쉬운 실적"이라며 "SK텔레콤은 고정비 비중이 상대적으로 커 비용절감이 어려운 구조이고, 자금 조달 비용 증가와 지분법손실 발생 등에 따른 결과"라고 진단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