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인플루엔자(SI)의 확산과 미국 은행권의 스트레스 테스트(자본충실도 테스트) 결과에 대한 우려로 급락했던 국내 증시가 반등하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장중 하락반전하는 변덕을 부렸지만 1310선을 회복했고, 코스닥 지수는 480선 위로 복귀했다.

하지만 지수가 전일 급락에 따른 자율반등에 그칠 것인지, 아니면 상승세로 복귀할지 아직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전문가들의 의견도 분분하다.

이동민 동부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융기업에 추가적인 자금수혈이 필요하다는 소식 때문에 전일 주식시장이 급락했지만 이는 심리적인 영향에 불과해 너무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미국 금융기업들의 추가적인 자금조달을 구조조정 절차라는 시각으로 접근하는게 좋다는 것이다.

지수가 추가조정을 보여도 1200선 중반 정도 수준으로 예상하고, 하락을 포트폴리오 재정비의 기회로 삼으라고 조언했다. 실적이 좋고 가격 매력을 갖췄지만 상승장에 소외됐던 통신, 음식료업종 내 우량주를 추천했다.

동양종금증권도 기다렸던 조정이 왔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이 증권사 원상필 연구원은 "단기급등 부담이 팽배했던 시점에서 미국 은행들의 추가 자본확충 가능성이 제기되고, 때마침 돼지 인플루엔자가 나와 시장의 분위기가 어수선하지만 단기간에 주가가 많이 올랐다는 점을 제외하면 한달 전이나 지금이나 특별히 변한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미 알려진 변수로 증시가 조정을 받은데 대해 과도하게 해석하지 말라는 것이다.

원 연구원은 오히려 미국과 한국의 고소득층 소비심리가 개선될 조짐을 보이는데 더 큰 관심을 보이며, "하반기로 갈수록 중산층과 저소득층의 소비회복도 가시화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소비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할 때 무시할 수 없는 호재가 될 것이란 의미다.

반대로 시장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일부러 투자에 나설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있다.

곽병열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뱅크오브아메리카와 씨티그룹의 자본확충 악재는 스트레스테스트 결과 공개가 임박한 시점에서 시장의 피로감을 반영한 결과로, 부실 전염효과가 제한적"이라고 말했으나 "증시 추가상승을 이끌 요인이 약화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단기급등에 따른 조정의 빌미가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진단했다.

곽 연구원은 "돼지 인플루엔자란 돌발변수까지 더해진 점을 고려할 때 신중한 시장 접근이 좋다"며 "불확실성이란 안개 속에서 굳이 과속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토러스투자증권도 아직 투자할 시점이 아니라고 봤다.

시장을 주도할 대장주가 없고, 투자심리가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경수 연구원은 "2003년 사스(SARS)의 상황을 생각하고 이를 현재에 대입하면 중요하지 않은 악재라는 판단이 가능하지만, 과거 결과보다 현재 이를 대하는 투자자의 반응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반등이 나오면 현금을 확보하거니 방어주 비중을 높이고, 시장을 이끌 대장주의 출현을 기다리라고 권했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