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종금증권은 29일 이미 알려진 변수에 의해 증시가 하락한 것에 대해 과도하게 확대해석할 필요가 없다며 바닥을 확인한다는 자세로 느긋하게 대응하되, 조정은 매수의 기회로 바라보는 시각을 제안했다.

원상필 동양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 중상류층에서는 '스텔스(stealthy) 소비'가 유행이라고 한다"고 밝혔다.

경기침체로 너나 할 것 없이 소비를 줄이다 보니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해 명품을 사고도 허름한 비닐백에 담아 오거나 배달을 시킨 뒤 빈손으로 가게를 나선다는 것. 실제로 작년 한해 극심한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루이비통 등 최고급 브랜드를 보유한 세계 최대 명품그룹인 LVMH의 미국 내 매출 감소는 4% 에 그쳤다. 이 회사 관계자는 올해 들어 매출이 빠르게 회복되는 중이라고 전했다.

원 연구원은 "소비여건의 변화는 전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4월 소비자심리지수'에서도 확인이 가능하다"며 "소비자심리지수는 현재와 비교해 6개월 후의 경기, 생활형편, 소비지출 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심리를 나타내는데, 4월 소비자심리지수(CSI)는 98로 전월 대비 14포인트나 상승했다"고 했다.

특히 모든 소득계층의 소비심리가 동반 회복되는 가운데 월수익 500만원 이상인 고소득계층의 소비심리는 108까지 급증하며 앞으로 소비를 늘 리겠다는 사람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현 시점에서 소득별 소비행태는 의미하는 바가 크다"며 "최근 나타나고 있는 고소득층의 소비 증가는 결국 시간을 두고 여타 계층으로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반기로 갈수록 중간소득계층과 저소득계층의 소비회복도 가시화 될 것이란 전망이다.

원 연구원은 "특히 향후에도 고소득층의 소비 증가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소비심리가 개선되고 있고 현재의 저금리와 주가상승은 결국 고소득층의 부(wealth)로 연결되어 소비여력을 더욱 확충시킬 것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단기간에 주가가 많이 올랐다는 점을 제외한다면, 한달 전이나 지금이나 특별히 변한 것은 없다. 특히 우리는 현 국면을 새로운 위기 상황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미 널리 알려진 변수들로 하락한 전날 증시에 대해 과도하게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진단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