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융당국이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씨티그룹에 자본 확충을 권고했다는 소식에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가 급락했다. 돼지 인플루엔자(SI) 확산에 대한 불안감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현지시간) 19개 대형 은행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자본충실도 테스트) 결과가 개별 은행에 통보되면서 BOA와 씨티그룹이 자본 확충 권고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WSJ는 금융당국 관계자의 말을 인용,BOA의 경우 자본 부족액이 수십억달러에 이르지만 씨티그룹은 부족 규모가 분명치 않다고 전했다. 자본 확충이 필요한 은행은 더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 금융계와 애널리스트들은 상업용 부동산 관련 부실대출 비중이 큰 웰스파고,리전스파이낸셜,피프스 서드 뱅코프 등 지방은행들을 그 대상으로 꼽고 있다. 미 정부 관계자는 "자본 확충 권고를 받았다고 해서 지급 불능 상태로 비쳐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소식에 아시아 증시는 동반 하락했다. 코스피지수는 28일 장중 1300선이 무너졌다가 39.59포인트(2.95%) 급락한 1300.24에 마감했다. 우리금융(-5.89%) KB금융(-4.32%) 등 은행주가 직격탄을 맞았다. 박정현 한화증권 연구원은 "이번 테스트 결과가 미국 대형 은행의 추가 부실 가능성을 보여주는 데다 조선 건설 해운 등의 구조조정이 본격화할 경우 국내 은행들이 적립해야 하는 대손충당금 규모도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일본 닛케이 평균주가는 2.67% 급락했으며 대만 가권지수도 1.90% 내렸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와 홍콩 항셍지수도 각각 0.16%,1.92% 하락했다.

한편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 · 달러 환율은 13원40전 오른 1356원80전에 마감했다. 지난 1일(1379원50전)이후 최고 수준이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서정환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