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370선에서 탄력이 둔화되던 주가가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났다.

주가는 돼지인플루엔자(SI) 악재에 밀려 20일 이동평균선을 밑돌았다. SI의 파급효과가 어떤 식으로 진행될 지 알 수 없다는 점 자체가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금융회사의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일부 은행이 추가적인 자본확충에 나서야 한다는 뉴스도 금융시스템 정상화까지 지난한 여정에 대한 실망감을 환기시키고 있다.

두 가지 재료가 악재임에는 틀림없으나 SI는 아직 우려만 존재하는 것이고 스트레스테스트는 이미 알고 있던 것이다.

결국은 차익실현 욕구가 컸던 상황에서 조정의 빌미를 제공한 정도라 볼 수 있다. 경기회복과 실적개선 기대감을 빠르게 압축 반영해 밸류에이션이 높아진 상황이다. 때문에 부정적 뉴스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할 수 있다.

3월 이후의 랠리가 완전히 끝났는가에 대한 판단은 유보할 필요가 있다. SI가 변수이긴 하지만 외국인과 개인의 매수기조는 아직 반전되지 않았고, 랠리에서 소외된 투자자들의 대기매수 욕구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중기적 관점에서 4월 고점이 이번 랠리의 고점에 상당히 근접했고, 곧바로 주가가 반등하더라도 결국 랠리의 유효기간은 길지 않다고 본다. 국내 수급을 제외하면 주가를 더 끌어올릴 재료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경기회복 기대감과 실제 회복 사이의 시차에 대한 부담이 밸류에이션 조정 압력으로 작용할 여지가 크고 이 과정에서 3분기까지 1200~1400선 사이의 중기 박스권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조정 이후 재진입 시기가 온다면 일차적으로 기존 주도주였던 전기·전자, 자동차 등 경기관련주를 우선적으로 고려할 것을 권한다. 현재 주식시장은 1분기 주가 하락사이클이 마무리된 이후 4분기로 예상하는 상승사이클 시작 사이의 과도기 구간으로 보고 있다.

경기회복 수혜를 받는 경기민감 업종에 대한 선취매 욕구는 지속될 것이고 이에 따라 기존 주도주에 대한 순환매 흐름을 상정하는 것이 유리해 보인다.

/최성락 SK증권 투자분석팀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