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상장사들의 1분기 실적 호전에 따른 '어닝효과'가 마무리되면서 중소형주 중심의 종목장세에 대비해야 한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우량 대형주의 실적 발표가 거의 완료돼 증시의 추가 상승을 이끌 후속 동력이 마땅치 않다는 경계심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개인들을 중심으로 유동성이 꾸준히 보강되고 있어 개인 선호주 중심의 종목장세가 전개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펀드시장에서도 중소형주를 편입한 펀드들의 수익률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수는 게걸음,종목은 활발

코스피지수는 27일 지난 주말 미 증시 반등에도 불구하고 기관투자가들의 대규모 차익 실현 매물에 발목이 잡혀 14.27포인트(1.05%) 내린 1339.83으로 마감했다. 이로써 코스피지수는 지난 22일 이후 사흘 만에 1350선 아래로 다시 밀려났다.

반면 코스닥지수는 0.3% 하락에 그친 505.97로 마감,500선을 지켜 코스피지수보다 선방했다. 이는 개인들의 순매수세가 외국인과 기관의 매물을 무리 없이 받아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지수는 지난주엔 주초 대비 오름세로 마감하긴 했지만 최근 2주 동안 '게걸음 장세'를 보이며 조정 양상이 뚜렷한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주식형펀드 환매로 인해 자산운용사들이 주식 비중을 줄이고 있는 데다 주 후반 연휴를 앞두고 경계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내달 4일 발표될 미국 금융회사의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확인하고 보자는 심리도 자리잡고 있다.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주가가 기대감에 들썩였다가 막상 실적이 공표된 후에는 상승 탄력이 크게 떨어지는 양상이다. 지난 24일 영업흑자로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나타낸 삼성전자와 SK에너지 KTF LG화학 등이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이날 약세를 면치 못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기업 실적에 비해 주가는 기대만큼 강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이는 실적 개선이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시장 상승 탄력이 떨어지면서 중소형주 중심의 시장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아직까지는 유동성의 흐름이 주가 움직임을 결정할 가장 중요한 변수"라며 "이달 들어 미수금 등을 감안한 실질 고객예탁금이 2조5000억원 이상 순유입된 점을 감안할 때 중소형주와 코스닥시장의 상대적인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김세중 팀장도 "개인들의 직접투자 선호현상이 지속되고 있어 기간조정장에서도 중소형주는 강세가 예상된다"며 "정책 수혜가 기대되는 중소형주들의 순환매는 더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소형주 펀드도 관심

중소형주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들의 수익률이 호조인 점도 관심이다. 펀드 평가 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펀드의 스타일별 수익률에서 소형주 중심의 소형혼합형펀드와 소형가치형펀드는 각각 연초 이후 33.62%,23.84%의 수익을 냈다. 이는 국내 주식형펀드 평균 수익률(23.00%)을 웃도는 수치다.

같은 기간에 중소형가치펀드와 중소형혼합펀드 수익률도 각각 28.66%,26.22%로 호조를 보였다. 반면 대형주 중심의 대형가치형펀드와 대형혼합형펀드는 각각 17.90%,22.97%에 그쳤다.

개별 펀드 수익률 순위에서도 중소형주펀드들이 상위권에 다수 포진하고 있다.

하나UBS자산운용의 '새천년코스닥주식S-1'은 연초 이후 65.89%의 수익률로 10억원 이상 전체 715개 펀드 중 4위를 차지했다. '하이중소형주플러스주식1-Ci'와 '동양중소형고배당주식1'도 61.09%,48.58%의 수익률로 매우 우수한 편이다. '미래에셋3억만들기중소형주식'과 '알리안츠GI베스트중소형주식''삼성중소형포커스주식종류형' 등은 올해 수익률이 30%를 넘었다. 주식형펀드들은 수익률을 올리기 위해 대형주 대신 중소형주 비중을 늘리는 추세다. 주식형펀드 내 대형주 비중은 지난 2월 말 88.4%에 달했지만 이달 초엔 87.6%로 낮아졌다.

이병훈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개인들의 시장 참여가 활발해지면서 중소형주의 상승세가 두드러져 이들을 주로 편입한 펀드들이 수익률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서정환/문혜정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