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분할 이후 외국인이 한 달 넘게 매일 순매수하고 있는 종목이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거래소 상장 기업인 미원상사는 지난달 4일부터 이날까지 39거래일 연속 외국인의 '사자' 주문을 받고 있다. 이 회사는 비누와 세제의 원료인 계면활성제를 국내외에 납품해 매년 1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내 왔지만 대주주 지분율이 50%에 육박해 거래량도 적고 외국인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 1월 페인트 원료인 도료 첨가제 부문을 미원에스씨에 넘기는 기업분할을 한 뒤 지난달 2일 증시에 재상장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미원상사가 계면활성제와 액정표시장치(LCD)용 감광제(색감을 높이는 데 쓰이는 재료)를 전문 생산하는 업체로 탈바꿈하자 홍콩계 펀드 등 일부 외국인이 사모으기 시작해 한 달 넘게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의 러브콜로 이 회사 주가는 이날 조정장 속에 0.54% 하락으로 선방하는 등 3월 이후 50% 넘게 올랐다. 같은 기간 외국인 지분율은 1% 초반대에서 3.5%로 상승했다.

김재중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최근 외국인이 계면활성제 생산업체인 이수화학 주식도 꾸준히 매입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김 연구위원은 "미원상사를 분석 대상에 포함시킨 증권사가 하나도 없을 정도로 거래량이 적어 외국인 순매수의 의미가 그리 크지 않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미원상사의 공시 담당자인 정경용 차장은 "기업 규모는 작지만 LG생활건강 태평양 등 국내 대기업에 장기간 납품할 정도로 수익구조는 탄탄하다"며 "고배당을 노린 일부 외국인 투자자가 분할 매수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