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에서 발생한 돼지독감(돼지 인플루엔자)이 전세계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국내 주식시장은 27일 단기적 수혜주와 피해주 찾기에 바빴다. 대체재로 분류되고 있는 닭고기 판매업체 하림은 이날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테마주 형성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 와중에 시장에서는 홈쇼핑 및 게임업체들까지 돼지독감의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돼지독감 전염 공포가 전세계로 번질 경우 대부분의 사람들이 외출을 삼가고, 집안에서만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논리다.

한 증시전문가는 특히 "중국에 진출한 국내 게임업체와 홈쇼핑업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중국은 세계 최대의 돼지고기 소비국가이자 돼지 사육국가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문가는 또 "이번 돼지독감이 가장 무서운 것은 사람과 사람간 전염"이라며 "이 때문에 홈쇼핑과 게임업체들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라고 말했다. 과거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발생 당시에도 게임주와 홈쇼핑주가 이와 같은 이유로 상승세를 보였었다고 덧붙였다.

반대의견도 만만찮다.

서정광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돼지독감 수혜주로 이들 업체까지 거론되는 것은 인위적으로 테마주를 만들려는 조짐"이라며 "생각보다 테마가 발빠르게 만들어지면서 확산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테마주가 충분히 만들어질 수 있는 시점이기는 하지만 중요한 것은 개인투자자들 중심으로 이러한 테마주에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라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면 직접적으로 돼지독감으로 인해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은 찾기 힘든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테마형성이 과열양성으로 번지고 있는 지금, 이들 주식에 투자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는 게 서 연구원의 판단이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도 "게임주와 홈쇼핑주에 대한 테마주를 이야기하는 것은 너무 앞서가는 측면이 있다"면서도 "오히려 경기가 안 좋아서 홈쇼핑업체들이 시장으로부터 관심을 받을 수 있다는 논리는 맞을 수 있으나, 돼지독감으로 인해 수혜를 입는 다는 것은 다소 억측"이라고 주장했다.

이창영 동양종금증권 게임담당 연구원은 "주가야 만약 테마로 묶이면 오를 수 있으나, 돼지독감으로 게임주들이 긍정적인 영향을 받아 실적개선이 가능할 것이라는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