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기업들의 주가가 예상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이자 외국계 증권사들도 뒤늦게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느라 분주하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외국계 증권사들은 이달 들어 LG전자와 현대차 엔씨소프트 대림산업 등 줄잡아 20여개 종목의 목표주가를 올렸다. LG전자는 지난 21일 전망치를 크게 웃도는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이후 씨티그룹과 메릴린치 크레디트스위스 등이 앞다퉈 목표주가를 수정했다.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로 향후 이익 전망이 크게 개선되면서 목표주가가 2배가량 높아진 종목도 눈에 띈다. 현대차의 경우 1분기 '어닝 쇼크' 수준의 부진한 성적표를 내놓았지만 JP모간증권은 "자동차 세제 지원에 따른 내수 증가와 글로벌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 등이 향후 주가 상승을 견인할 전망"이라며 4만원이던 목표주가를 7만7000원으로 높였다. 이에 따라 투자의견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 조정했다.

UBS증권은 "한국 부동산시장은 정책효과가 발휘되는 하반기부터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분양 해소 기대를 근거로 4만2000원이던 대림산업의 적정주가를 단숨에 8만3000원으로 높였다.

한편 개인투자자들의 공격적인 '사자' 행진에 개별 종목의 주가가 단기 급등하면서 목표가 상향 속도가 주가 상승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골드만삭스증권은 작년 말 5만원대였던 엔씨소프트의 주가가 지난달 9만원대로 급등하면서 목표가를 15만9000원으로 상향 조정했지만 기관과 개인의 순매수로 보름도 안 돼 주가가 적정 수준에 도달하자 지난 주말 목표가를 다시 18만1000원으로 수정 제시했다.

메가스터디 역시 골드만삭스와 크레디트스위스에서 각각 20만7000원과 20만원을 목표가격으로 제시했지만 주가는 이미 21만1200원으로 이를 넘어섰다.

부정적인 투자의견을 고수하면서도 실제 주가와의 괴리율을 좁히기 위해 고육지책으로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는 경우도 있다.

씨티그룹은 삼성테크윈의 투자의견을 '매도'로 유지한 가운데 목표주가는 3만4000원에서 3만8500원으로 높였고, BNP파리바도 현대제철의 적정주가를 3만1000원에서 3만7000원으로 높였지만 투자의견은 '비중 축소'로 내놓았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