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증권사들이 위탁 증거금률을 잇따라 올리고 있다. 증시가 단기간 급반등하면서 과열 종목이 속출하자 선제적으로 위험관리를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 대우 대신 현대 등 대형 증권사들은 지난 3월 이후 '위탁 증거금률 100% 종목' 수를 늘리고 있다. 증권사들은 종목에 따라 증거금률을 30~100%로 차등화해 적용하고 있다. 예컨대 증거금률이 30%인 종목은 현금 3000만원으로 1억원어치의 주식을 살 수 있게 되며 나머지 7000만원은 3거래일째인 결제일까지 입금하면 된다. 대형 우량주일수록 증거금률이 낮고 주가 등락이 심한 소형주는 통상 100%가 적용된다.

삼성증권은 3월 1123개였던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증거금률 100% 종목 수를 이달 들어 131개 추가해 모두 1254개로 늘렸다. 대우증권은 3월에 17개를 늘린 데 이어 4월 들어서도 16개 종목을 증거금률 100% 종목으로 추가 지정했다. 추가 종목에는 최근 급등락했던 연합과기 중국식품포장 등 유가증권시장 5개 종목과 투자경고 지정을 받았거나 지정예고 통보를 받은 코오롱아이넷 에스지어드밴텍 등 코스닥 종목 11개가 포함됐다.

현대증권도 증거금률 100%인 종목 수를 지난달 말 626개에서 이날 현재 658개로 32개 늘렸다. 동양종금증권은 최근 B형간염 치료제 '레보비르'의 판매 중단으로 주가가 급락 중인 부광약품과 관리종목인 쌍용차를 100% 종목으로 신규 지정했다. 대신증권은 3월 이후 100% 종목을 20개 늘렸다.

고동한 대우증권 마케팅부 팀장은 "매일 장 종료 이후 거래량과 거래대금 추이,재무 안정성,신용 위험 등을 점검해 이상종목이 발견되면 증거금률 조정 여부를 검토한다"며 "특히 테마주 열풍이 불었던 코스닥 시장에서 단기급등 종목이 속출해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