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상승률 크게 앞서…개인은 11.8%에 그쳐
전문가들 "경기전망과 보유기간 차이 때문"

기관 투자자들이 최근 50일간 순매수한 10개 종목의 수익률이 65.5%에 달하는 등 이 기간에 막대한 수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개인 투자자들의 수익률은 지수 상승률을 한참 밑도는 11.8%에 그쳐 대조를 이뤘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관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달 3일부터 같은 달 24일까지 1조8천여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반등을 견인했지만 이후 지난 23일까지 매도 우위로 돌아서 4조2천여억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앞선 기간에 2조6천여억원을 순매도했지만 지난달 25일부터 23일까지 8천억원의 매수 우위를 나타내며 외국인과 함께 지수 상승세를 이끄는 매수 주체로 부상했다.

이같이 기관과 개인이 번갈아 가며 증시 반등세를 이끌었지만 주가 상승에 따른 `과실(果實)'은 기관의 몫이었다.

이 기간 기관 투자자들이 유가증권시장에서 거래대금 기준 순매수한 상위 종목 10개의 수익률이 65.5%에 달했지만 개인의 수익률은 코스피지수 상승률 34.3%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11.8%에 그친 것.
기관은 엔씨소프트(112.7%), 동양종금증권(98.2%), 삼성테크윈(81.3%), 삼성엔지니어링(78.6%), 현대제철(64.2%) 등 실적개선주를 주로 사들여 큰 재미를 봤다.

엔씨소프트는 게임 `아이온'의 흥행 성공을 발판으로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고, 삼성테크윈은 실적시즌의 최대 수혜주로 꼽힐 정도로 빼어난 상승률을 선보인 종목이다.

반면 개인은 KT&G(-5.7%), 유한양행(-3.9%), KT(-2.2%), SK텔레콤(1.7%) 등 증시 반등세에서 소외된 경기방어주를 중심으로 사들인 탓에 수익률이 마이너스(-)거나 한자릿수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수익률 격차가 기관과 투자자들의 증시 전망과 종목 보유기간의 차이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삼성증권 김한솔 연구원은 "개인들은 부담이 적은 낙폭과대주에 집중했지만 기관은 삼성SDI, 엔씨소프트, 삼성테크윈 등 실적 턴어라운드 및 테마주를 집중 공략했다"며 "개인이 옥석가리기에 실패한 반면 기관은 지난달 25일 이후 순매도 기조 속에서도 선택과 집중을 통해 실적 호전주를 중심으로 사들여 높은 수익을 올렸다"고 분석했다.

동양종합금융증권 김주형 투자전략팀장은 "각 기관과 개인마다 편차가 있어 일반화하는 것이 무리가 있지만 아무래도 경기 전망에 대해 낙관적인 태도를 보유한 기관이 실적 개선주를 집중 공략한 것이 수익률 격차로 연결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개인들이`치고 빠지기'식의 매매로 수익률을 추구한 반면 기관은 보유기간을 길게 가져가는 보수적인 투자전략으로 상승장에서 높은 수익률을 거뒀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changy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