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1일 합병을 앞둔 KT와 KTF가 시장 예상치를 넘는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의 1분기 실적을 내 약세장에서 선전했다. SK에너지도 1분기 만에 흑자 전환하는 좋은 실적을 발표했지만 현대건설과 하나금융은 시장 전망치에 못 미치는 1분기 성적표를 냈다.

KT는 전년 동기 대비 15.4% 늘어난 384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24일 발표했다. 자회사인 KTF는 1분기 사상 최대 수준인 2434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이러한 호실적에 힘입어 KT는 1.66% 오른 3만6700원으로 장을 마쳤으며 KTF도 1.95% 상승한 2만6100원으로 마감했다.

정승교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KT와 KTF는 비용 절감으로 시장 컨센서스를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급의 실적을 달성했다"며 "향후에도 실적 개선의 여지가 높아보인다"고 말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KT와 KTF의 영업이익을 각각 3300억원,1900억원으로 예상했다.



실제 이들의 1분기 마케팅 비용은 크게 줄었다. KT가 2415억원,KTF가 374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26.0%,18.6% 감소했다. 1분기 통신 시장의 가입자 유치 경쟁이 예년에 비해 치열하지 않았던 것도 실적 개선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인건비도 KT가 전년 동기 대비 12.5%,KTF가 5.3% 절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SK에너지도 1분기 만에 흑자 전환하며 선전했다. 이 회사는 전년 동기 대비 61.8% 증가한 645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약세장에서 보합세로 장을 마쳤다. 작년 4분기 원유 정제마진 악화로 66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던 이 회사 실적이 흑자로 돌아선 것은 석유제품류의 수출 증가 덕분이다. 휘발유 경유 등 고부가 경질유 제품의 수출이 증가하면서 지난 1분기 전체 수출액은 4조6804억원으로 1분기로는 창사 이래 최대 규모다.

박대용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영업이익이 5300억원인 시장 예상치를 넘었으며 하반기에는 석유화학제품의 수요가 늘어 실적이 더 좋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정밀화학도 1분기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을 뒤엎고 40.9% 증가한 193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힘입어 주가는 0.31% 오른 4만82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반면 이날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1분기 실적을 발표한 현대건설은 1500원(2.49%) 빠지며 약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현대건설이 1분기에 1000억원 이상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봤지만 775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데 그쳤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1.9% 줄어든 수치다. 삼성전기도 1분기에 영업적자 76억원으로 적자 전환하며 1.76% 하락한 5만100원으로 마감했다.

하나금융은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인 4180억원의 영업 순손실을 기록했지만 실적 개선 기대감에 힘입어 3.28% 상승했다. 윤창배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예상보다 적자폭이 컸지만 다른 은행에 비해 위험 업종에 대한 대출이 적어 환율만 떨어지면 2분기부터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정인설/김태훈/이정호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