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사가 판매하는 통합보험이 인기를 끌고 있다. 통합보험은 사망 질병 교통사고 등을 개별적으로 보장하는 여러 보험 상품을 하나로 묶은 것이다. 피보험자 입장에서는 단 한 건의 보험에만 가입하면 여러 가지 보장을 받을 수 있고 개별 보험에 각각 가입할 때에 비해 보험료를 20~30% 정도 아낄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결혼 출산 등 라이프 사이클에 맞춰 배우자와 자녀를 피보험자로 추가하기만 하면 똑같은 보장을 받고 형편에 따라 보장 내용을 바꾸는 것도 가능하다.

최근 보험사들이 선보이고 있는 통합보험 상품은 주계약의 보장 내용에 따라 보험료와 보장 범위에 차이가 있다. 따라서 각사의 상품을 비교해 보고 연령과 경제적 여건에 따라 적합한 상품을 선택해야 한다.

삼성생명의 '퓨처30+ 퍼펙트 통합보장보험'은 지난해 9월 생보업계 최초로 나온 통합보험 상품이다. 1건의 계약으로 본인과 배우자,자녀 3명까지 가입할 수 있고 △병원 치료비를 보장하는 의료실손특약 △각종 재해와 사망에 대해 보험금을 지급하는 트리플재해보장특약 △치명적 질병 보장특약 등 28가지 특약을 선택할 수 있다.

이 상품에는 Ⅰ형과 Ⅱ형이 있는데 Ⅰ형은 치명적 질병에 걸리거나 장기 요양시 사망보험금을 미리 주는 상품이고 Ⅱ형은 80세에 보험금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대한생명이 지난 1월 출시한 '대한 유니버셜 통합CI 종신보험'은 치명적 질병에 대한 보장기간을 80세에서 종신으로 늘린 점이 특징이다. 중대한 암이나 뇌졸중이 발생했을 경우 보험금의 50% 또는 80%를 미리 받아 치료비로 쓸 수 있다. 필요에 따라 보험료를 추가로 납입하거나 적립금을 중도에 인출할 수 있다.

대한생명은 예정이율(연 4.0%)과 공시이율(24일 현재 연 4.8%)의 차이에서 생기는 추가 수익으로 보장금액을 늘리거나 별도 적립금으로 쌓을 수 있는 '슈퍼유니버셜 통합종신보험'도 지난 2월부터 판매하고 있다. 재해 및 질병 관련 특약을 중도에 추가할 수 있고 배우자와 자녀 2명까지 함께 가입할 수 있다.

교보생명의 '교보가족사랑통합보험'은 사망,치명적 질병,치매,장기 간병 등을 한꺼번에 보장하고 상대적으로 발생 빈도가 높은 특약 32가지를 고객이 선택할 수 있다. 계약자 본인 외에 배우자와 자녀 3명까지 함께 보장받을 수 있다. 30세 남성이 20년납으로 주계약 1억원인 상품에 가입할 경우 월 보험료는 20만5000원이고 여기에 5만원가량을 더 내면 배우자와 자녀까지 보장한다.

전문가들은 예정이율이 높을수록 보험료가 저렴하기 때문에 예정이율을 반드시 비교해 보고 상품을 선택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공시이율 외에 최저 보장이율이 얼마인지도 반드시 확인해야 할 사항이다. 그러나 보험료가 다소 비싸더라도 보장 범위가 넓고 배우자와 자녀 등 가족까지 보장받을 수 있는 상품을 고르는 것이 낫다.
통합보험은 여러 가지 장점을 갖고 있지만 기존 보험을 모두 해약하고 통합보험에 새로 가입하는 것이 반드시 유리한 것은 아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기존 보험이 보장내용과 보험료 면에서 더 나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기존 보험을 유지한 채 통합보험에 가입하려 한다면 중복 가입이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상해나 질병으로 인한 실제 치료비를 보장해주는 보험에 이미 가입한 사람이 통합보험 의료실손 특약에 가입한다고 해서 치료비를 이중으로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가입하기 전에 특약사항을 꼼꼼히 살펴보고 유사한 보험에 이미 가입하지 않았는지 확인해야 하는 것이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