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증권과 한국경제신문이 공동 주최한 '그린코리아 증시포럼 2009'가 23일 대전 충남대에서 열린 행사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지난 14일 서울을 시작으로 전국 5대 도시를 순회한 이번 포럼에서는 당초 예상보다 많은 3000여명의 개인 투자자들이 참석,우리 산업과 증권시장에서 최대의 화두로 부상한 녹색산업에 대한 큰 관심을 보여줬다.

정종옥 대우증권 WM영업지원본부장은 "개인을 대상으로 한 이번 포럼이 성공적으로 이뤄지자 법인 등 기관투자가들의 설명회 요청과 상품개발 요구가 쇄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관은 사업화 빠른 테마 선호

연기금 등 기관과 펀드매니저들은 향후 10년간 녹색성장주들이 단계적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한 연기금 주식운용 관계자는 "녹색산업은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등과도 연결돼 있어 장기성장 가능성이 어느 산업보다 높다"면서 "단기 급등에 따른 가격 부담이 있지만 수익성 등을 따져 향후 조정기를 이용해 꾸준히 매수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기관투자가들은 가장 관심이 가는 녹색산업테마로 원자력과 발광다이오드(LED)를 꼽았다. 양정원 삼성투신 주식운용본부장은 "그린에너지 중 원자력은 이미 사업화가 추진 중이고 관련 기업들도 실적을 내고 있어 먼저 관심을 받을 것"이라며 "태양광과 풍력도 성장성은 뛰어나지만 실현 가능성과 수익성 등을 따져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안영회 KTB자산운용 CIO(최고투자책임자)는 "2차전기와 하이브리드 등의 시장도 환경측면 등을 감안하면 향후 크게 성장할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초기 단계여서 성급하게 투자에 나설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녹색 관련 산업들이 워낙 다양하고 상업화엔 시차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LED 등 일단 사업화가 추진되는 종목들을 눈여겨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경쟁력 있는 대기업 위주로 투자해야

전문가들은 녹색 성장주 중에서도 시장점유율과 기술력이 뛰어난 대기업으로 투자대상을 압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인호 하나UBS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녹색산업 관련시장이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형성되더라도 최근 대기업의 잇단 진출을 감안하면 결국 대기업 위주로 재편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특히 "시장이 커가는 속도에 비해 투입해야 할 자금과 노력이 더 많이 들 것이란 점에서 산업 초기화에 우후죽순 격으로 난립하는 업체들에 현혹되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영일 한국투신운용 본부장은 "녹색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은 시간"이라면서 "여유를 두고 산업의 규모를 키워나가야 한다는 점에서 이미 해당 부문에서 입지를 다져나가는 1등 기업들이 장기적으로 살아남을 확률이 더 크다"고 분석했다.

실제 투신을 비롯한 기관들은 녹색 관련주 중에서도 대형 우량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올 들어 기관이 가장 많이 사들인 녹색 테마주는 삼성SDI(2158억원)이며 삼성전기(1823억원) 효성(736억원)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코스닥종목 중에서는 성광벤드 서울반도체 현진소재 태웅 등이 순매수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녹색 관련주에 대한 투자 비중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이달 들어 기관들이 순매수한 종목 중 녹색성장주의 비중은 유가증권시장의 경우 10%로 지난달 6%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순매수 상위 20개 녹색주의 투자 비중이 전체의 29.2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가 상승에 따른 부담에도 불구,LS산전 휴켐스 세방전지 성광벤드 등에 대한 매수 규모는 오히려 증가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