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소액주주가 얼떨결에 상장사의 최대주주가 됐다. 이 상장사의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들이 회사 관계자들 몰래 보유지분을 모두 팔고 사라졌기 때문이다. 최대주주가 지분을 판 이유는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고 있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이자 신발 제조업체인 아티스의 기존 최대주주와 현 대표이사 사장은 최근 아티스의 보유지분을 동시에 대량으로 팔아치웠다.

아티스는 2008년 4월2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회사다. 작년 3월 LS네트웍스(국제상사의 분할 후 존속법인)에서 중저가형 운동화 및 캐릭터 운동화 전문 브랜드인 'ARTIS'라는 독립기업으로 분할됐다. 농구화 제작회사로 1962년 설립된 국제상사의 신발 사업부를 모태로 탄생했다.

아티스 지분 19.26%를 갖고 있던 기존 최대주주이자 투자회사인 (주)엔아이씨네트워크는 최근 보유주식 785만7600주 중 단 1만주를 제외한 785만7600주(지분비율 19.24%)를 매도했다. 또 황병용 현 아티스 사장도 보유주식 전량인 190만9990주(5.03%)를 매도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그런데 엔아이씨네트워크는 황 사장이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는 투자사이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황 사장이 사실상 아티스의 지분을 모두 판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투자사는 아티스가 지난해 4월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했을 당시부터 지분을 투자했다.

아티스 관계자는 이에 대해 "최대주주가 왜 지분을 팔았는 지 여부에 대해 아직까지 알아낸 바가 전혀 없다"며 "몇일 전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최대주주의 지분변동을 확인하라는 내용을 전해 들은 후 한국예탁결제원에 문의해 본 결과 최대주주가 지분을 매도한 사실을 뒤늦게 알아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대주주의 지분이 장외에서 매도된 것인지, 장내에서 매매된 것인지 조차 지금까지 파악을 하지 못하고 있으며, 엔아이씨네트워크 관계자와도 연락이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황 사장이 보유지분을 매도한 정확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황 사장이 가까운 지인에게 보유지분을 잠시 맡겨 둔 사이 처분된 것으로만 전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아티스의 최대주주도 소액주주인 신광철씨(2008년 12월31일 주주명부폐쇄일 기준)로 변경됐다. 신씨는 아티스의 지분 3.22%(131만4280주)를 보유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티스 관계자는 그러나 "작년말 주주명부폐쇄일 기준이기 때문에 빠른 시일내 주주명부를 폐쇄해 최대주주가 확인되는 대로 곧바로 재공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