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주식시장이 강세를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실적)' 기대감이 불거진 IT(정보기술)주들이 주도주로 떠오르고 있다.

23일 전문가들은 국내 IT기업들이 세계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LCD(액정표시장치) 휴대폰 등의 부분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어, 당분간 실적 호조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IT주들의 실적에 대한 기대감은 지난 21일 LG전자가 깜짝 실적을 발표한 이후 본격화됐다. LG전자는 휴대폰 부문의 호조를 바탕으로 1분기 영업이익 4566억원을 기록, 1200억원 수준에서 형성됐던 시장의 평균 예상치(컨센서스)를 크게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휴대폰 출하량 증가와 에어컨 성수기 진입으로 2분기 실적도 호전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내일(24일) 실적을 발표하는 삼성전자에 대한 컨센서스도 최근 들어 올라가는 모습이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041억원으로, 1개월전 5202억원 보다 상향 조정됐다. 최근에는 흑자를 전망하는 증권사들도 나오고 있다.

서원석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높은 환율, NAND 가격 상승, D램, LCD 패널 가격 안정과 함께 휴대폰, TV 사업 호조, 마케팅 비용 축소 등의 영향으로 삼성전자는 1분기에 영업이익 450억원을 달성할 것"이라며 "반도체, LCD의 수급 개선에 따라 2009년 연간 분기별 영업이익의 추세적인 개선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D램 가격의 본격적인 상승세가 기대된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서 애널리스트는 "DDR2 1기가 SoDIMM의 4월 하반월 D램 고정거 래가격이 8.5달러에서 9달러로 6.25% 올랐다"며 "D램 고정거래가격이 하락세를 멈춘 이후 보합 수준으로 바닥을 다져왔었으며 드디어 본격적인 상승을 시작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런 실적 호전 기대감에 IT주들의 상승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IT업종의 재고출하 추이와 IT업종 주가의 선후행 관계를 고려해 볼때 여전히 IT업종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스탠스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며 "재고출하가 주가에 대 체적으로 3~4개월 정도 선행하고 있어 재고순환 사이클이 정점에 이르기 전까지는 주가의 상승추세에 대해 의심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조 연구원은 "재고조정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증가하지 않는다면 이 논리는 공허해 질 수밖에 없다"면서도 "경기가 순환적으로 저점을 통과하고 있다는 점, 계절적으로 성수기에 진입한다는 점, 금융위기로 억눌렸던 소비심리 개선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수요증 가는 속도의 문제이지 가부의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고 진단했다.

황금단 삼성증권 연구원은 "세계 경기 침체에 따른 반도체 수요 부진은 여전하지만 키몬다의 파산신청 이후 공급업체들의 구조조정이 본격화 되며 재고가 소진되는 양상"이라며 "IT는 업황 턴어라운드 테마의 핵심주로 예약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IT주들은 높은 주가수익비율(PER)로, 고PER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조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의 이익전망 급감한 데서 기인한 것으로 향후 실적개선 속도를 감안하면 PER 부담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IT업종, 특히 대표적인 시황 산업인 반도체의 경우는 고PER에서 사서 저PER에서 매도하는 게 기본적인 투자전략임을 상기해 볼 때가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