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에 유입되고 있는 개인 자금은 '앵그리 머니(Angry money · 성난 자금)'라는 이색적인 분석이 제기됐다.

금융시장에 대한 지식을 갖고 한발 앞서 주식에 투자하는 '스마트 머니'의 성격보다는 지난해 펀드 투자 손실에 실망하고 분노해 펀드를 깨고 직접투자로 돌아선 자금이란 주장이다.

대우증권은 22일 "연초 이후 증시로 유입된 개인자금은 약세장에서 반등을 노리고 들어온 것이지만 엄밀히 따져보면 간접투자에서 직접투자로 돌아선 '성난 투자자금'에 가깝다"고 밝혔다.

이 증권사 이승우 연구원은 개인들의 투자 대기자금인 고객예탁금의 유출 · 입 동향과 주식형 및 혼합형펀드 잔액의 증감 내역이 서로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고객예탁금은 올 들어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며 6조원 넘게 불어났지만 주식형 및 혼합형펀드 잔액이 4조4000억원 가까이 줄어든 것은 이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이동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직접투자로 돌아선 개인들이 수익률 만회를 위해 상대적으로 탄력이 큰 코스닥 등 중소형주로 대거 몰려 종목 장세가 전개됐고,여기에 기관들이 가세하면서 막대한 시중자금의 증시 유입이 가속화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 들어 머니마켓펀드(MMF)와 채권형펀드 잔액 역시 큰 폭으로 늘긴 했지만 공격적 성향의 주식형펀드 투자자들이 이 같은 안전자산으로 옮겨갔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펀드시장에서 빠져나오고 있는 자금 등을 고려할 때 지난주 16조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고객예탁금이 9조원 가까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게 이 연구원의 전망이다.

이 연구원은 "수급 구조가 개선되고 대형주 중심의 증시 환경이 조성되면 증시자금이 다시 간접투자 시장으로 '유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