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 증시의 상대적 강세로 주가수준(밸류에이션) 부담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부담이 어느정도 해소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지은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22일 "MSCI 한국 기준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이 역사적으로나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에서 거래되면서 주가 부담 논란이 가중되고 있지만 PER은 단기 주당순이익(EPS) 증가율 보다는 장기 EPS증가율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다는 점, 향후 3년간 EPS의 연평균증가율이 22%로 여타시장(10%)보다 높은 점을 감안하면 주가에 대한 우려는 어느 정도 상쇄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하나대투증권은 2005년 이후 매도세로 돌아섰던 외국인 매수세가 고PER 현상에도 불구하고 올해 들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최 연구원은 "PER는 단기의 이익증가율과 반드시 비례하지 않는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경제여건의 악화로 급격히 감소하거나 증가세가 둔화된 기업이익으로 주가의 등락과 무관하게 PER은 상승하게 되고 이후 빠른 실적개선으로 높아진 PER는 다시 하락하게 된다"고 전했다.

현재 한국의 고PER 현상은 IT, 경기소비재 및 금융섹터에 기인하고 있는데 이들 섹터는 경기순환적 특성을 지니고 있어 내년 경기회복을 가정한다면 PER의 빠른 하락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최 연구원은 "한국의 향후 3년간 EPS의 연평균 증가율(CAGR)은 22%로 여타 이머징이나 세계시장의 10%대의 증가율의 2배 수준에 이르고 있어, 현재의 높은 PER의 근거가 될 것이며 장기적은 PER 수준은 상대적으로 빠르게 하락하게 됨을 추론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한국의 PER가 역사적으로나 상대적으로도 높은 수준에 있는 것이 불안한 요소임을 부정할 수는 없으나, PER라는 지표를 짧은 자(ruler)가 아니라 좀 긴 자를 사용해 측정한다면 최근 시장에서 부각되고 있는 주가 부담 논란은 어느 정도 상쇄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