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3일 이후 쉼없이 달려오던 코스피 지수가 1300선 초반에서 주춤한 모습이다.상승 주도주였던 거래소 중·소형주와 코스닥 시장이 하락하고 있다는 점은 유동성 랠리가 한계에 진입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볼 수 있다.

현재의 조정이 유동성 장세에서 실적장세로 진입하기 위한 건전한 기간조정이라고 판단되지만, 증시가 중요한 변곡점에 섰다는 점은 확실하다.

특히 기관과 외국인이 대립 양상을 보여 장세 판단을 어렵게 하고 있다. 기관들은 유동성 장세의 끝을 알리며 지속적으로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고, 외국인들은 이머징 마켓의 지수 상승에 조금 늦게 동참했지만 주식 매입을 멈추지 않고 있다.

수급이라는 것은 주가에 후행하는 지표다. 2008년 3~5월과 같이 글로벌 경기 위축과 또 다른 금융위기 가능성이 부각된다면 외국인은 지수 상승에 대한 관점을 접을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외국인의 지속적인 매수세가 이어지기 위해서는 외국인을 둘러싼 국내외 환경이 중요하다.

우선 신용스프레드의 하락과 변동성 지표들의 하향 안정세, 미국 금융주의 실적 호전 등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상황은 우호적이다. 또 외국인의 매수세가 한국에만 국한되지 않고 아시아 주요국 시장에 대해 전반적으로 비중확대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게다가 한국시장에 대한 외국인의 비중이 28%에 불과해 추가적인 비중확대가 가능하다.

국내외 환경이 외국인 순매수에 대해 우호적으로 판단되며, 외국인이 시장을 선도할 경우 중소형주보다는 업종 대표주 중심의 대형주를 매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종별로는 3월3일 이후 현재까지 코스피 지수에 비해 조금 덜 오른 반도체 장비, 철강 금속, 에너지 등이 추가 매수의 대상이 될 수 있다.

/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