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들이 지난달부터 속속 직접투자에 나서고 있지만 수익률은 기관과 외국인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들이 전체적으론 1조3000억원 넘게 주식을 파는 과정에서도 유동성 장세에 맞춰 대형 우량주 등을 집중 매입해 수익률을 높인 데 반해 개인들은 상승장에서 소외됐던 경기방어주를 많이 사들였던 것이 원인으로 풀이된다.

◆KT&G 등 경기방어주 부진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관 · 외국인 · 개인이 지난달부터 이달 17일까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순매수한 상위 종목 20개의 투자 성과를 분석한 결과 기관은 42.75%의 잠정 수익률을 올려 외국인(28.77%)과 개인(23.72%)을 앞섰다. 수익률은 매입 종목의 순매수 금액을 반영해 산출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은 1조3525억원의 순매도를 보인 속에서도 삼성테크윈 삼성중공업 삼성엔지니어링 삼성SDI 삼성전자 등 삼성그룹주를 대거 매수해 수익률에서 큰 효과를 봤다. 엔씨소프트 동양종금증권 동부화재 한화 등에서도 50%가 넘는 수익을 올리고 있다.

반면 개인들은 높은 주가 상승률을 보인 하이닉스 엔씨소프트 등을 각각 1696억원,668억원 순매수해 짭짤한 수익을 거뒀지만 대거 사들였던 경기방어주가 수익률을 떨어뜨렸다.

지난달부터 3902억원 순매수하며 가장 많이 사들인 KT&G가 오히려 10.65% 하락했고 유한양행도 9.33% 내렸다. 이 외에도 상승장에서 소외된 SK텔레콤 KT KTF LG텔레콤 등 통신주를 많이 사들인 것이 실책이었다.

외국인은 LG디스플레이 LG전자 삼성전자 등 IT주와 함께 현대건설 삼성물산 GS건설 등 건설주를 주로 매입했다.

정의석 굿모닝신한증권 투자분석부장은 "개인들이 유동성을 바탕으로 한 상승장에 대한 믿음이 약해 경기방어주 중심으로 대응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비해 기관들은 개인들보다 한발 앞서 유동성 수혜주를 선취매해 효율적인 투자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개인 코스닥 바이오 · 새내기주 공격 매수

코스닥시장에서도 개인들의 투자 성과는 신통치 않았다.

개인들은 디오스텍(166.69%) 셀트리온(30.29%) 등과 같은 바이오주와 에스앤에스텍 코오롱생명과학 뷰웍스 네오피델리티 메디톡스 등 새내기주를 대거 사들였다. 바이오주가 급등한 데다 네오피델리티가 시초가 대비 두 배 이상 오르는 등 새내기주 대부분이 선전했지만 16.57% 오르는 데 그친 SK브로드밴드를 가장 많은 762억원 규모로 순매수했고 부진했던 태웅 용현BM 등 풍력주를 선호했다.

이와 달리 기관은 가장 많은 514억원 어치를 사들인 CJ오쇼핑이 60.71% 급등한 데다 숨겨진 중소형 IT주들도 오른 데 힘입어 높은 수익을 거뒀다.

터치스크린업체인 디지텍시스템이 103.85% 급등했고 인프라웨어 엑사이엔씨 인선이엔티 에이스디지텍 네패스 LG마이크론 등의 주가 상승률도 코스닥지수를 웃돌았다. 엘앤에프 소디프신소재 등 녹색성장주에서도 성과가 좋았다.

외국인은 코스닥시장에서 순매수 규모가 가장 작았지만 디지텍시스템을 비롯 우리ETI 에이스테크 등을 발굴해 개인보다 높은 수익을 거뒀다.

이경수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개인들이 단기 급등한 코스닥 종목을 위주로 공격적으로 투자하며 일부는 높은 수익률을 거둔 것으로 보이지만 전체적으로는 한발 앞서 실적 중소형주에 투자한 기관과 외국인이 좋은 성과를 올렸다"고 분석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