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주식시장이 6주째 상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주 골드만삭스 JP모건체이스 씨티그룹 등 금융주의 1분기 실적이 시장 전망을 웃돌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됐다. 인터넷 대장주인 구글도 월가 전망치를 웃도는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경제 위기의 진원지로 지목됐던 월가 대형 금융사들이 최악의 국면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기대감이 확산되는 분위기여서 7주 연속 상승세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이번 주에도 실적 장세가 펼쳐질 전망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20일 뉴욕증시가 열리기 직전 1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BOA 실적이 주당 0.05달러의 흑자를 냈을 것이란 시장 추정치를 상회하면 은행주가 주도하는 장세가 한 차례 더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모건스탠리는 22일 개장 전 1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물론 대형 은행이 지속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없는 것은 아니다. 부동산시장 침체로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관련 자산의 추가 상각이 불가피하고 신용카드론 등 소비자 관련 대출도 부실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통화기금(IMF)은 자산 부실화에 따른 금융권 손실 규모 등을 포함한 경제전망을 발표할 예정이다.

또 연방정부가 19개 대형 은행을 대상으로 실시한 스트레스테스트(자본충실도 테스트) 결과 발표가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하지만 전반적인 경제가 회복세를 타면 대출영업이 활성화되면서 은행들이 안정적 수익을 낼 것이란 인식이 더 강한 편이다. 최근 금융주 주도로 뉴욕증시가 상승세를 탄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경기 전망을 짚어볼 수 있는 기업들의 실적 발표도 잇따를 전망이다. 기술주인 마이크로소프트와 IBM을 비롯해 화학업체 듀폰,장비제조업체 캐터필러,제약회사 머크,항공사 보잉,패스트푸드업체 맥도날드 등이 실적을 내놓는다. 다우지수를 구성하는 30개 우량주 중 이번 주 실적을 발표하는 곳이 11개에 이른다. 1분기 최악의 실적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과 달리 주요 기업들이 선전한 것으로 드러나면 뉴욕증시는 추가 상승을 타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각 기업들이 내놓은 실적전망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각종 통계를 통해 경기회복 신호를 확인하게 될지도 주목된다. 지난주에는 최초실업청구수당 건수가 1월 이후 가장 적었다. 4월 필라델피아 연방은행 제조업지수도 예상보다 좋게 나왔다. 3월 주택착공건수는 급감했지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은 재고 부담을 줄인다는 점에서 오히려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였다.

이번 주에는 3월 기존주택판매(23일)와 신규주택판매(24일) 현황이 발표된다. 주택판매건수가 증가한 것으로 나오면 주택시장이 조만간 바닥을 칠 것이란 기대감이 더 커질 수 있다. 최근 들어 모기지 금리가 떨어지면서 실수요자 중심으로 주택 매수세가 살아나고 있다. 주택 매수세가 확산되면 주택가격 하락세가 진정될 수 있다. 이 밖에 20일에는 경기선행지수가 나오고 24일에는 내구재 주문실적이 발표된다. 앨런 블라인더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부의장은 "최근 경제지표에 비춰볼 때 4분기부터 미국 국내총생산이 확장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