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들어 각종 기업 규제가 완화되고 있지만 대기업들은 여전히 투자를 기피하고 현금을 쌓아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 634곳 중 비교 가능한 552곳의 유보율은 696.97%로 전년 말 669.48%보다 27.49%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유보율이란 영업활동과 자본거래 등을 통해 벌어들인 잉여금이 자본금의 몇 배인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회사 내에 현금이 얼마나 남아있는지를 보여주는 수치다.지난해 552곳의 자본금이 전년도 55조3807억원에서 56조1598억원으로 늘어났지만 잉여금은 391조4146억원으로 370조7606억원보다 5.57% 증가하며 유보율이 높아졌다.

대기업일수록 유보율이 높아 투자에 더 인색한 것으로 나타났다.10대 그룹의 유보율은 나머지 기업의 541.34%보다 높은 893.92%로 나타났다.

그룹별 유보율을 보면 포스코가 5843.8%로 10대 그룹 중 최고였고 현대중공업 1859.7%， 삼성 1619.9%， 롯데 1277.1% 등의 순으로 높았다.기업별로는 SK텔레콤이 2만7908.7%로 가장 높았고 태광산업(2만5363.1%) 롯데제과(2만1467.8%)가 뒤를 이었다.

강현우 기자 hk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