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랠리 수혜주로 떠오를 것"

글로벌 금융위기 탓에 주가의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컸던 인수ㆍ합병 (M&A) 관련 기업들이 유동성 랠리의 혜택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자금시장 경색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 기업에 자금이 유입되면서 숨통이 트이고 투자자들의 부채 혐오감도 해소돼 주가가 되살아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M&A를 통해 몸집을 불린 기업들은 금융위기로 자금여건이 의심받으면서 증시 반등 속에서도 주가는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토러스투자증권의 분석결과, 작년 3천526억원에 대한화재를 인수한 롯데그룹의 계열사 중 M&A의 선봉에 섰던 롯데쇼핑의 주가는 14일 종가 기준으로 21만8천원으로 코스피지수가 1,500선을 넘어선 작년 8월25일(1,502.11) 29만9천원의 72.9% 수준이다.

지수로 환산하면 이 증권사의 2분기 목표치인 1,500선에 한참 뒤진 1,093 수준이다.

2007년 유럽 최대 조선사인 아커야즈를 인수한 STX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자금시장 악화 탓에 신용등급이 A-로 추락하면서 STX의 주가는 지수 1,350 수준이다.

같은 해 2조4천여억원에 S-Oil을 인수한 한진그룹도 계열사인 한진해운의 주가도 지수 1,131 수준으로 최근의 증시 급등세 속에서도 잠잠한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국내 자본시장에 유동성이 공급되면서 자금시장 여건이 개선되고 있어 이들 M&A기업의 주가가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무보증 회사채 거래금액은 작년 12월부터 증가하기 시작해 올해 1월부터는 월별 10조원을 돌파했고, 지난달에는 18조원 이상을 기록하는 등 자본시장에는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무보증 회사채 가운데서도 신용등급이 낮은 편에 속하는 A-와 BBB+ 회사채가 올해 1월부터 거래되기 시작했고 BBB+ 회사채의 경우 3월에는 거래금액이 3천억원을 넘어서며 작년 상반기 평균 거래금액인 2천500억원 이상을 회복했다.

회사채 발행이 신용등급이 높은 회사에서부터 낮은 회사로 확산되고 있는 셈이다.

토러스투자증권 이경수 투자분석팀장은 "신용등급과 주가의 상관관계를 일반화하기는 어렵지만 자금시장 악화에 따라 M&A기업들의 신용위험이 부각되면서 주가 할인이 진행돼 왔다"며 "따라서 자금경색 완화로 이들 기업의 위험수준도 낮아지면 주가도 시장 상승과 함께한 단계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계열사의 주가 상승이 진행된 그룹사의 경우 지분가치 상승에 따른 기업가치의 상승도 추가적인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changy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