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이 지난해 8월21일 이후 8개월여 만에 500선을 회복했다.

작년 6월 한때 620선까지 상승했던 코스닥지수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급전직하해 같은 해 10월28일에는 장중 245.06까지 빠졌지만 이후 5개월여 만에 두 배 이상 급증하는 기세를 올리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0월 저점보다 가격이 두 배 이상 오른 종목도 수두룩하다. 13일 현재 코스닥 1096개 종목 가운데 32.7%인 359곳의 주가가 '더블' 이상으로 올랐다.

글로벌 주요 지수들과 비교해도 코스닥의 강세는 두드러진다. 현재 코스닥시장의 연초 대비 상승률은 52.7%에 달해 38.0%로 2위인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를 크게 앞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발광다이오드(LED)-풍력-태양광 등 정책 관련 테마주들이 개미투자자들의 투자심리를 크게 회복시켜 코스닥시장이 급등하고 있다"며 "이달 들어서는 기관과 외국인까지 가세하면서 거래가 많아지는 가운데 지수 상승폭을 키워나가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개미투자자 참여 확대

코스닥시장의 급등세를 주도하는 투자 주체는 역시 샐러리맨 등 개미투자자들이다. 작년 하반기 이후 개미들의 직접투자가 크게 확대되면서 전체 거래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10월 전저점 당시 87.6%에서 현재 93.4%로 급증했다. 전체 거래대금은 같은 기간 277.8% 증가했다. 특히 13일엔 3조5196억원으로 불어나 2006년 1월4일 이후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여기에는 외국인의 가세가 큰 힘을 보탰다. 그동안 코스닥시장을 외면했던 외국인은 이달 들어 432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다만 기관은 아직까지 다소 신중한 모습이다. 지난 8일과 9일 800억여원어치를 순매수한 데 이어 13일에도 351억원어치를 사들였지만 이달 들어 141억원의 순매수에 그쳤다.

정근해 대우증권 스몰캡팀 연구원은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각국 경기부양책이 잇따르는 가운데 코스닥 정책 관련 테마주에 개인들의 매수세가 몰려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고 진단했다.

◆녹색테마주가 1등 공신

코스닥지수의 급등세는 녹색성장 등 정책 관련 테마주들이 주도하고 있다. LED 관련주들이 일제히 올랐다가 '약발'이 떨어지면 바이오 테마주들이 상승세를 이어받고,다시 바이오주가 꺾이면 원자력주들이 급등하는 순환매가 지수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 테마주는 시가총액 상위권을 석권 중이다. 13일 현재 시가총액 1~3위는 서울반도체(LED) 셀트리온(바이오) 태웅(풍력) 등 이른바 녹색테마주들이 차지하고 있다. 2005년 8월31일 처음으로 500선을 돌파했던 당시 시총 상위권을 NHN LG텔레콤 SK브로드밴드(옛 하나로텔레콤) CJ홈쇼핑 아시아나항공 등 '덩치'가 큰 대기업 관련주가 주로 차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변화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녹색성장 관련 테마주들의 강세가 앞으로 1년 정도는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김대중 정부 때 IT주,노무현 정부 때 바이오주 등 과거 핵심 정책 관련 테마주도 거의 3년 가까이 지속적으로 오름세를 보였다는 근거에서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