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기업들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가 장내에서 활발히 거래되고 있다. 높은 청약 경쟁률 때문에 BW를 매수하지 못한 투자자들이 상장된 신주인수권증권(워런트)으로 관심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0일 주식시장에 상장된 아시아나항공워런트(아시아나항공1WR)는 575원으로 거래를 시작해 85원 오른 660원에 상장 첫날을 마감했다. 신주인수권 행사가격이 5000원으로 같은 날 4140원을 기록한 보통주의 가격보다 20%나 높은 데도 330만주가 넘게 거래되며 워런트 가격은 장중 72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아시아나항공에 앞서 상장된 코오롱워런트(코오롱3WR)와 기아차워런트(기아차1WR)도 호조를 나타내고 있다. 코오롱워런트는 지난달 4일 상장된 이후 한 달여 만에 가격이 세 배 가까이 치솟았고, 기아차는 하루 평균 거래량이 보통주 거래량의 10%에 달하고 있다. 우승하 대우증권 채권영업부서장은 "과거에는 코스닥 상장사 등 신용도가 낮은 중소기업들이 주로 BW를 발행했지만 최근 대기업들의 발행이 늘어난 데다 개인들의 참여가 확대되면서 장내 거래가 활성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기업 BW가 주식시장에 상장돼 거래되기는 2004년 데이콤 이후 5년 만이다.

주식시장이 조정 국면을 마무리하고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향후 주가 상승을 염두에 둔 매수세가 몰리고 있는 점도 BW 거래 활성화의 배경으로 꼽힌다. 노평식 동양종금증권 팀장은 "BW를 인수하지 못한 기관들이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워런트를 매수하는 사례가 부쩍 늘었다"고 전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