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신세계포스코를 시작으로 국내 기업들의 1분기 '어닝시즌'이 본격적으로 개막됐다. 시장의 눈높이가 크게 낮아져 있는 데다 첫 스타트를 끊은 국내외 기업들의 실적이 양호해 이번 '어닝시즌'이 증시에 미칠 영향은 부정적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번 주에는 LG디스플레이와 골드만삭스 JP모건 씨티그룹 등 미국 주요 금융업체들의 1분기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어 시장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 금융주의 실적이 최근 호전된 전망치를 충족시킬 수 있을지가 단기적으로 기술적 부담에 시달리고 있는 증시의 향방을 결정할 것이란 분석이다.

12일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오는 16일 발표 예정인 LG디스플레이의 1분기 실적은 매출 3조5530억원에 4081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4분기에 비해 적자폭이 늘었지만 1분기를 바닥으로 향후 이익은 점진적인 증가 추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다. 이 증권사 박영주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의 실적은 이미 지난 1월에 저점을 형성한 것으로 보인다"며 "하반기엔 흑자 전환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주요 기업들의 1분기 실적이 작년 하반기보다 더 나쁠 것으로 예상되지만 상승흐름을 타고 있는 증시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많은 편이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주말 발표된 포스코의 실적이 예상치를 밑돌았지만 주가는 탄탄했다"며 "실적 악화가 이미 주가에 반영돼 있는 데다 '돈의 힘'이 증시를 견인하고 있어 '어닝 쇼크'는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오히려 덜 오른 실적개선주로 순환매가 유입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황금단 삼성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주식시장이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으로 오른 터여서 발표되는 수치들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올 수 있지만 유동성 장세에 대한 기대가 살아 있어 상대적으로 덜 오른 종목으로 매수세가 옮겨갈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삼성증권은 실적 개선에 비해 주가상승률이 못 미치는 종목으로 현대미포조선 STX엔진 대우조선해양 등 주요 조선주와 기아차 SK텔레콤 등을 제시했다.

한편 이번 주에는 14일 골드만삭스를 시작으로 미국의 주요 금융업체들이 줄줄이 1분기 성적표를 공개할 예정이다. 황 연구원은 "첫 주자인 웰스파고의 실적이 좋게 나와 초반 분위기는 양호한 편"이라면서 "다만 상대적으로 부진할 것으로 보이는 씨티그룹(17일)의 실적이 국내외 증시 조정의 빌미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