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한 달간 30%가량 오르며 1300선에 안착한 가운데 펀드 투자자들의 향후 전략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펀드 전문가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국면이 점차 가라앉고 있고,미니 유동성 장세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어서 대형 우량주를 편입하는 국내 성장형 펀드에 관심을 가질 것을 당부했다. 또 해외 펀드에선 선진국 펀드의 비중을 낮추고 중국 펀드에 집중할 것을 주문했다.

12일 한국경제신문이 자산관리센터를 운용하는 국내 6개 증권사들의 펀드 투자 전략을 분석한 결과 이들 증권사는 국내 성장형 펀드에 대한 비중을 높일 것을 일제히 권고했다.

이병훈 대우증권 자산관리컨설팅연구소 팀장은 "코스피지수가 1300선을 넘어서 단기 과열국면을 보이고 있지만 고객예탁금 증가와 꾸준한 외국인 매수세에다 기업 실적호전 기대감 등을 감안하면 2~3분기 증시 환경은 우호적"이라며 성장형 펀드와 가치형 펀드의 비중을 4 대 6에서 5 대 5로 높일 것을 주문했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기준으로 국내 증시의 12개월 전망 PER(주가수익비율)는 11.8배로 세계 평균인 11.5배보다 다소 높지만 경기부양 효과와 풍부한 유동성으로 국내 증시 환경은 밝다"며 "기존 적립식 펀드 가입자들도 환매보다는 중단한 납입을 재개할 만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코스피 1300대 '펀드투자전략'] 대형우량주 비중 큰 '국내 성장형 펀드' 주목
이처럼 국내 성장형 펀드 비중을 높이라는 권고가 이어지는 것은 미니 유동성 장세로 인한 주도주가 대형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박건영 브레인투자자문 대표는 "올 3월 초부터 이어진 랠리가 코스닥 소형주에서 시작해 유가증권시장의 중형주를 거쳐 이달부터는 증권 은행주 등 일부 대형주로 옮겨가고 있다"며 "유동성 장세가 지속되면 삼성전자 포스코 등의 대형 우량주들이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 펀드 가입에 따른 이자부담이 크거나 급한 자금이 필요한 경우에도 펀드 전체를 환매하기보다는 부분적으로 환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

해외 펀드는 선진국 펀드보다는 중국 펀드와 원자재 가격상승의 효과를 누릴 수 있는 브라질 펀드 등에 집중하라는 의견이 많은 편이다. 동양종금증권은 "실물경기가 회복되면 중국 등 공장이 많은 신흥시장이 먼저 혜택을 입을 것"이라며 전체 주식형 펀드에서 선진국 비중을 7%에서 5%로 낮추고,신흥시장 비중은 14%에서 16%로 높일 것을 주문했다.

다만 중국 펀드 비중을 무리하게 높이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진단도 있다. 김순영 대신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중국 상하이증시가 올 들어 30% 이상 올랐지만 아직 중국 기업들의 실적이 좋아진 것은 없다는 게 문제"라며 "추가 상승을 이끌기 위한 확실한 근거가 없는 상황이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작년 말부터 이어진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하 덕분에 1분기까지 좋은 성적을 냈던 채권형 펀드에 대해선 비중을 축소하거나 신규 가입을 자제하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