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연중 최고점을 경신하는 코스피지수가 1분기 실적 시즌을 맞아 견조한 상승세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증시 전문가들은 국내외 주요 기업의 1분기 실적이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시키면 코스피지수가 1,400선을 넘볼 수도 있지만, 미국 투자은행의 적자 가능성 등 복병도 만만치 않아 지나친 낙관론은 금물이라고 조언했다.

◇유가증권시장
이번주 코스피지수는 전 주말보다 52.29포인트(4.07%) 오른 1,336.04로 한 주를 마감했다.

코스피지수는 주 중반 1분기 실적 악화에 대한 불안감으로 1,300선이 무너지며 급락하기도 했으나 미국 투자은행인 웰스파고의 1분기 흑자전환과 외국인의 순매수 확대에 힘입어 1,300선을 회복하고서 상승폭을 확대했다.

기관은 순매도로 일관했지만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5천238억원, 6천419억원 어치의 주식을 사들이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다음주 증시는 국내외 주요 기업이 발표하는 1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충족시키는지 여부에 관심이 온통 집중될 전망이다.

14일 골드만삭스(현지시간)를 비롯해 16일 코카콜라, 17일 씨티그룹 등 미국 주요기업의 실적 발표가 기다리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16일 LG디스플레이의 실적 발표가 IT 업황 개선 여부를 가늠케 할 전망이다.

실적 시즌에 본격적으로 돌입하는 국내 증시의 전망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다소 엇갈리고 있다.

최근 외국인의 순매수 기조와 원·달러 환율 안정, 기업 이익 전망치 개선 등을 이유로 견조한 상승세 유지를 점치는 전문가들도 있지만, 일부에서는 시장의 밸류에이션이 지나치게 높은 수준으로 올라왔다며 신중한 접근을 요구했다.

동부증권의 지기호 투자전략팀장은 "경기가 최악을 지나 회복되고 있다는 시그널이 하나둘씩 나타나면서 기업 실적도 지난해 4분기를 저점으로 올해 1분기부터 점차 개선될 것이라는 공감대가 투자자들 사이에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반면 우리투자증권의 강현철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증시의 상승은 금리 인하로 시중에 풀린 유동성이 이끌었지만, 실적 시즌에 쏟아져 나올 기업 실적이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언제든지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코스닥시장
이번주 코스닥시장도 연일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며 전 주말보다 54.10포인트(12.32%) 오른 493.26으로 마감했다.

특히 탄소배출권, 원자력발전, 대체에너지 등의 테마주가 연일 급등하며 코스닥시장의 랠리를 이끌어 일부에서는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지나쳐 개인들의 투자심리가 과열 국면에 이른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번주에도 코스닥지수가 상승세를 이어가면 지난해 8월 이후 8개월 만에 지수 500선을 돌파하게 돼 호전된 투자심리가 이를 달성할지 아니면 단기 급등에 대한 부담감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져 나올지 주목된다.

대신증권의 성진경 시장전략팀장은 "코스닥시장의 일부 테마주는 빈약한 펀더멘털에 비해 주가가 지나치게 오른 측면이 있어 투자자들은 철저한 기업 분석 과정을 거쳐 투자에 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 기자 ss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