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시장이 연일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코스피 1400과 코스닥 500을 눈앞에 두고 있다. 시장 분위기가 크게 호전되면서 악재도 더 이상 악재로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최근 급등으로 추가 상승 여지가 크지 않다며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환율 감안하면 코스피 1320이 적정수준"

조병문 KB투자증권 리서치 센터장은 10일 "예탁금 회전율과 시가총액 회전율이 10년만에 최고 수준"이라며 "유동성 장세라고 하지만 공급된 유동성보다 손바뀜이 많이 생기고 있는 것으로, 주가 급등세가 과하지 않은가 싶다"고 진단했다.

조 센터장은 "원·달러 환율 기준으로 코스피 지수 1320정도가 적정한 수준이라고 본다"며 "주가가 약간 더 갈 수 있겠지만 조금 더 먹겠다고 들어가기에는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김학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지수의 급등으로 투자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센터장은 "지금 주식 투자를 한다는 것은 상당한 리스크를 안고 간다는 의미"라며 "이런 리스크를 감내할 수 있는 투자자만 투자를 계속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시장이 정상화될 것이란 기대, 즉 코스피 지수가 PBR(주가순자산비율) 1.1~1.2배 수준인 1320~1540선까지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고 있고 실제로 지수가 이 범위 안에 들어온 상황이지만 지수의 오버슈팅(이상 급등)이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추가 상승 여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 센터장은 "경제변수가 바닥을 찍겠지만 회복은 빠르지 않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예상인 데 아직 바꿔야 할 부분이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며 "과연 속도가 크게 붙을 수 있겠냐는 생각은 든다. 추가 여력이 많이 남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리될 기업은 정리될 것역발상 투자 고려를

앞으로 주식시장이 조정을 받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김학주 센터장은 "국내외 정부가 기업 구제를 위해 아무리 기간을 주고 있어도 결국 정리될 기업은 정리될 수 밖에 없다"며 "이런 문제가 분명히 발생할 것으로 보이고 뉴스가 불거지면 시장에 충격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종우 센터장은 "세계 경제가 한꺼번에 문제가 발생한 적이 없는데, 6개월 사이에 모든 것을 종료시킬 정도로 현명했다면 위기도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지금은 상당히 많은 과제를 안고 있는 것으로, 경제변수에 주가가 맞춰가지 않을까 한다"고 전했다. 최근 경제 지표 반등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올랐지만 실제 지표들이 발표되면서 주가와 키높이를 맞출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센터장은 "주가가 오를 때 오르는 논리에 빠지게 되면 답이 나오지 않는다. 종합주가지수를 봐도 3월초 첫날 1000을 깨냐 아니냐를 얘기했었는데 이후 쉼없이 35% 올랐다"며 "지수가 1000 깨질 때 역발상 투자를 해야한다고 했는데, 지금도 역발상 투자를 한번 고려해야 하는 것 같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 문정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