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1300선을 넘어서면서 가격 부담이 커지자 실적 대비 저평가된 종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음식료 제약 교육 유통 등 내수주와 업황이 호전되고 있는 일부 정보기술(IT)주가 유망주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증시가 실적 발표 시즌에 접어들면서 저평가 기준은 주가순자산비율(PBR)보다 이익 추세를 감안한 주가수익비율(PER)이 더 유용하다는 평가다. 경기침체기에는 기업 실적 변동성이 커져 실적보다는 자산을 기준으로 하는 PBR를 주된 투자지표로 사용하지만,증시가 실적장세로 접어들면서 주가와 주당순이익으로 따지는 PER의 유효성이 높아졌다는 지적이다.

대우 동양종금 삼성 우리투자 등 주요 증권사들은 9일 실적 개선 추세가 뚜렷하면서 최근 반등장에서 상대적으로 덜 오른 종목을 일제히 추천했다.

신일평 대우증권 연구원은 "실적 전망이 좋아도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면 추가 상승 여력이 크지 않다"며 "실적 전망치가 올라가는 데 비해 주가 상승폭이 작았던 종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대우증권은 최근 1주일 사이에 이익 전망치가 상향 조정된 종목 중 지난 한 달간 12개월 선행 PER 상승률이 낮아 가격 부담이 덜한 종목을 관심주로 지목했다.

대우증권은 SK케미칼의 경우 올 1분기 순이익 추정치가 70억원에서 148억원으로 껑충 뛰었음에도 12개월 선행 PER는 한 달 새 42% 줄어 저평가됐다고 설명했다. KT&G LG생활건강 삼성전자 등도 실적 개선에 비해 주가 상승이 덜한 종목으로 꼽혔다.

삼성증권은 실적개선주 가운데 주가가 덜 오른 종목과 경기방어주를 유망주로 제시했다. 상대적으로 주가 부담이 덜한 종목으로는 제일기획 신세계 삼성중공업 대한항공 LG텔레콤 등이 포함됐다. 경기방어주면서 실적까지 좋은 종목엔 KT&G 유한양행 LG생활건강 한국가스공사 웅진코웨이 등이 꼽혔다. LG생활건강의 경우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2%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는 반면 3월 이후 주가는 시장평균보다 20%가량 덜 올라 가격 부담이 작다는 설명이다.

동양종금증권은 실적이 좋아지고 있는 내수주를 관심주로 제시했다. 농심 오리온 등 음식료주,동아제약 LG생명과학 등 제약주,CJ홈쇼핑 GS홈쇼핑을 비롯한 유통주 등이 실적시즌에 유망한 종목으로 평가됐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