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말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발사했지만 우려했던 국내 주식시장의 조정은 일어나지 않았다. 오히려 악재 해소에 따른 급등세가 나타나고 있다.

6일 코스피 지수는 오전 10시 52분 현재 전주말보다 29.42포인트(2.29%) 오른 1313.17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전주말 상승했던 원·달러 환율은 급락세로 돌아서 1316.50원을 기록하고 있다.

장중 한때 코스피 지수가 원·달러 환율 수치를 넘어서기도 했다. 원·달러 환율이 코스피 지수를 넘어선 지난해 10월 중순 이후 6개월만이다.

이처럼 국내 금융시장이 안정세를 나타내는 것은 최근 경기 호전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가운데 예고된 악재가 해소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증시에서는 추가 상승에 대한 목소리가 높다. V자형 반등도 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시점과 주변 정세를 감안한다면 지정학적 리스크의 해소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지수는 추가 상승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이며 시장의 예상과 달리 V자 반등도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김세중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코스피 1450~1500까지 상승하는 것은 경기, 유동성, 주가수준을 굳이 거론하지 않더라도 기술적인 동력에 의해서도 도달 가능하다"며 "지난해 10월 거래없이 주가가 속락해, 1500선 근처까지는 차익실현 매물압력이 적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마주옥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도 "지금 주식시장이 약세장(bear market)을 벗어나 강세장(bull market)으로 진입했다고 단정하기는 이르지만 지금은 강세장인 것처럼 대응할 시기"라며 "그 동안 글로벌 주식 시장 폭락을 일으켰던 '금융위기와 경기침체'가 완화되고 이런 추세가 당분간은 유지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상승 속도는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 장세를 외국인에 의한 유동성 랠리로 보고 있다"며 "외국인의 순매수세가 지속되면 주가는 더 오를 수 있겠지만 최근 미국 회사채 금리는 외국인의 매수 강도가 약화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해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이후 코스피 상승률이 30%에 달하면서 과거 한국 증시 유동성 랠리의 평균 상승률이었던 35%에 근접하고 있고 주가수준도 2000년 IT버블 붕괴 이후 최고 수준까지 높아졌다는 점도 부담이다.

한편 우리투자증권은 최근 주식시장의 주도주로 떠오른 IT와 자동차 업종으로 투자대상을 압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권양일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주식시장의 특성상 일단 주도주가 형성되면 적어도 지수의 하방경직성이 강하게 담보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이들 업종의 실적 전망치가 1분기를 저점으로 빠르게 개선되거나(디스플레이, 반도체) 안정적인 실적이 꾸준히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자동차 등) 실적 부담 역시 크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따라서 삼성전자, 현대차, LG디스플레이, 삼성SDI, LG전자, 삼성전기 등에 대한 관심이 유효하다는 설명이다.

키움증권은 금융주, 소재 및 원자재 관련주, 정부 SOC투자 및 신성장동력 관련주, 중국으로의 수출비중 높은 자동차 및 IT 부품주 등의 업종은 추가적인 상승여력이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