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주 동안 쾌속 질주해온 뉴욕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지난 4주 동안 20.35% 상승해 1993년 이후 4주 상승률로는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발표된 경제지표에 비춰볼 때 미국 경제가 최악의 상황을 벗어나 점차 회복세로 돌아서고 금융시장이 안정을 되찾을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특히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이 1조1000억달러를 투입키로 하는 등 경제 회복을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한 점이 증시 회복을 이끌었다. 지난해 9월 신용위기가 터진 이후 위험자산 투자를 극도로 꺼린 투자자들이 조금씩 리스크를 감수하려는 경향을 보이면서 주식시장 체질이 바뀌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이번 주에는 주식시장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경제 통계가 많지 않은 대신 1분기 실적 발표가 시작된다. 알루미늄업체인 알코아가 7일 처음으로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9일에는 셰브론이 실적을 공개한다. 소매업체인 패밀리달러스토어스와 컨스텔레이션브랜즈는 8일 실적을 내놓는다. 데이비슨컴퍼니스의 프레드릭 딕슨 수석 전략투자자는 "기업들의 1분기 실적을 보면 최근 주가 상승이 전반적인 약세장 속에 일시적으로 오르는 베어마켓 랠리인지 새로운 강세장(불 마켓)의 시작을 뜻하는지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극심한 경기침체 영향으로 1분기 기업실적은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팩트셋리서치가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소속 기업의 실적 평균치는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35.9%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또 톰슨로이터 조사에서도 기업실적이 36.6% 악화됐을 것으로 예상됐다. 톰슨이 1998년부터 기업실적을 추정한 이후 10개 산업부문(섹터)에서 모두 전년 대비 실적이 나빠질 것이란 결과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발론파트너스의 피터 카딜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마켓워치에 "S&P500지수가 이번 주 850을 넘어 마감하면 약세장이 확실히 끝났다고 볼 수 있고 이후 추가 상승이 가능하겠지만 실망스러운 기업실적으로 인해 증시가 다소 후퇴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최근 장세를 주도해 온 금융권에서 긍정적 신호가 나올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2분기부터 완화된 시가평가 방식의 회계제도가 적용되면 자산부실화에 따른 부실 상각이 줄어 은행들의 실적이 향상될 수 있다. 특히 지난주 금요일 3월 실업률이 8.5%로 높아진 것으로 발표됐는데도 주가가 상승한 것은 악재에는 둔감하게 반응하고 호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시장 분위기를 반영한다는 점에서 추가 상승의 청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최근 경기흐름은 8일 공개되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과 9일 나오는 미국의 2월 무역수지를 통해 파악할 수 있다. 10일은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못 박혀 희생당한 날을 기념하는 '성 금요일' 휴일이어서 뉴욕증시도 휴장한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