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상장지수펀드(ETF)가 증시와 상관없이 급등락을 거듭해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한국투신운용이 상장한 '킨덱스(KINDEX)200'은 지난달 31일 거래 종료시간을 1분도 안 남긴 2시59분 이후 갑자기 5만주 매수주문이 쏟아지며 가격제한폭인 14.97% 급등했다. 이 ETF가 추종하는 코스피200지수는 이날 0.50% 상승해 수익률 오차는 무려 14.5%에 달했다.

한국운용 관계자는 "ETF의 원할한 거래를 위해서 LP(유동성공급자)들이 적정가격으로 항상 주문을 받아주고 있는데 장 마감 직전 동시호가 시간에 5만주의 매수주문이 갑자기 나와 어쩔 도리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가격이 이처럼 비정상적으로 마감되자 킨덱스200은 다음 날인 이달 1일에는 코스피200지수가 2.20% 상승했는데도 불구,10.87% 하락했다.

지수의 움직임을 최대한 좇아야 하는 ETF가 이처럼 급등락을 보이자 시장에선 의혹의 눈초리도 보내고 있다. 매수주문을 내는 브로커의 주문 실수일 수도 있지만 폐장 직전 갑자기 5만주(9억원)의 주문이 쏟아졌다는 점이 쉽게 납득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이 ETF를 편입하고 있던 기관투자가가 3월 결산 마지막날에 자신의 투자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ETF를 이용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세차익을 노린 외국인의 수법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지난달 30일 외국인은 바스켓(묶음)으로 주식을 사 260만여주를 이 ETF로 설정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상한가로 치솟은 31일 외국인은 1만주가량 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