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이 국내 은행으로는 처음 정부 지급보증을 받아 10억달러의 3년 만기 외화채권을 3일 발행했다. 조달금리는 리보(런던 은행 간 금리)+4.90%로 올해 초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이 5년 만기 외화채권을 각각 리보+6.25%와 리보+6.15% 금리로 발행한 것과 비교하면 유리한 조건이다.

이번 공모에는 전 세계 275개 기관투자가가 60억달러의 매수 주문을 냈다. 투자가 지역 분포는 미국 30%,아시아 55%,유럽 15%였다. 하나은행은 청약 신청이 몰리자 채권 발행 규모를 당초 계획의 2배인 10억달러로 늘렸다.

국민은행도 이르면 상반기 중에 외화채권을 발행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필요할 경우 정부 지급보증을 받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은 가급적 자체 신용으로 외화채권을 발행하되 시장 상황에 따라서는 정부 지급보증을 받겠다는 입장이다. 정부의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발행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국가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외평채 크레디트 디폴트 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 2일 2.98%로 하락,발행 여건이 좋아졌다. 지난해 10월 한때 CDS 프리미엄이 7%까지 치솟았던 것에 비하면 한국물에 붙는 가산금리가 절반 아래로 떨어진 셈이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