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주들의 상장 첫날 상한가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일반청약 경쟁률이 200 대 1을 가뿐하게 넘기던 공모 때의 관심이 주가로 이어진다는 평가다. 장외시장에선 상장을 앞둔 종목들의 급등도 나타난다.

디지털 오디오 앰프 솔루션 전문업체 네오피델리티는 상장 첫날인 31일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공모가 4500원의 두 배인 9000원으로 시가가 정해졌지만 주가는 장 초반부터 상한가로 치고 올랐다.

이날 상장된 네오피델리티가 상한가를 나타냄으로써 올해 신규 상장 종목 6곳 가운데 5곳이 상장 첫날 상한가를 기록했다. 유일하게 하락한 자동차 부품업체 대성파인텍도 시가가 공모가에 비해 높은 4495원으로 형성되며 공모가에 비해선 19.71% 상승한 채 마감됐다. 모든 종목이 공모가에 비해 오른 상태에서 상장 첫날을 마무리한 셈이다.



지난 주말 거래를 개시한 캔 제조업체 중국식품포장이 사흘 연속 상한가를 나타낸 것을 비롯해 메디톡스가 상장 다음 날까지 상한가를 이어가는 등 첫날 이후 상승세도 강하다. 올 상장 1호인 바이오의약품 업체 메디톡스의 공모가 대비 수익률은 이날 67.8%를 기록했고,지난 2월 상장된 바이오기업 이수앱지스 수익률도 48.73%에 달한다.

공모주 투자에 대한 관심이 상장 초기 주가 강세를 이끌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올 들어 공모주 일반청약 경쟁률은 가장 낮았던 대성파인텍이 181.23 대 1에 달할 만큼 높은 상태를 보이고 있다. 이날 상장한 네오피델리티는 569.20 대 1을 나타내기도 했다.

신규 상장 기업들의 공모가가 크게 낮아진 까닭에 손쉽게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새내기주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손세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 들어 상장한 기업들의 공모가를 기준으로 한 주가수익비율(PER)은 대략 2~4배 수준"이라며 "중국식품포장의 공모가 1500원은 올해 실적 기준 PER가 2.4배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공모가에 비해 50%가량 높은 수준에서 시가가 형성된 뒤 사흘 연속 상한가를 나타냈지만 PER는 아직 6배에 못 미친 상태다.

수급에 대한 부담이 없다는 점도 새내기주들의 주가 강세를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상윤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이미 상장된 종목의 경우 언제 어디서 물량이 쏟아질지 몰라 불안한 데 반해 새내기주는 누가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를 쉽게 알 수 있어 예측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매력"이라고 진단했다.

이처럼 신규 상장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함에 따라 상장을 눈앞에 둔 기업들에 대한 장외시장의 열기도 뜨겁다. 공모주 경쟁률이 수백 대 1을 기록하는 상황에서 장외에서 물량을 챙기려는 수요가 많다는 설명이다.

오는 7일 상장을 앞둔 코오롱생명과학은 공모가 2만3500원에 비해 크게 높은 4만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 회사의 일반청약 경쟁률은 283.19 대 1을 나타냈다. 공모가가 정해진 블랭크마스크 전문기업 에스앤에스텍과 금형업체 에이테크솔루션의 장외시세도 공모가를 웃돌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경기 불황에도 불구,탄탄한 실적을 거두며 상장에 나서는 기업들에 대해 시장이 우호적으로 반응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단기차익을 노리고 장외에서 신규 상장 주식을 매집하는 것은 위험이 크다는 평가도 따른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상장에 임박해서 장외주식을 매입하는 경우 투자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아 신중한 투자 결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조재희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