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관련주들이 동반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초 미국 오바마 대통령의 원자력발전 설비투자 계획으로 촉발된 국내 원전 관련주들의 강세는 우리 정부가 수출용 중소형 원자로인 '스마트'의 개발을 당초 계획보다 1년 앞당기겠다고 밝히자 한층 탄력을 받는 양상이다. 최선호주로 꼽히는 범우이엔지 티에스엠텍 등의 주가는 3월에만 90% 이상 올랐다.

31일 코스닥시장에서는 모건코리아 티에스엠텍 범우이엔지 보성파워텍 등이 일제히 상한가로 치솟았다. 비엠티도 13.39% 올랐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일진에너지한전KPS가 각각 11.88%와 6.99% 상승했다. 3월 한 달간 주가상승률도 두드러진다. 티에스엠텍(99.7%)과 범우이엔지(92.5%) 모건코리아(80.2%) 보성파워텍(79.9%) 일진에너지(54.4%) 비엠티(49.6%) 한전KPS(34.8%) 등이 급등세를 지속하며 모두 연중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모건코리아는 전동 액추에이터를 생산하고,범우이엔지는 원자력 발전소에 들어가는 복수기와 열교환기를 제작하는 업체로 주로 한전과 원전사업을 진행해왔다. 티에스엠텍은 지난해 국내 신고리 원전로부터 500억원 규모의 복수기 장비를 수주했고,비엠티는 피팅과 밸브 등 발전소에 들어가는 부품을 만든다. 보성파워텍은 산업용 전력자재 및 송배전설비 생산업체다. 일진전기는 한국원자력연구소와 함께 각종 파일럿 실험장비를 만들어왔고 ,한전KPS는 발전정비 전문업체다. 국내 유일의 원전기술을 보유한 두산중공업과 시공 경험이 풍부한 현대건설 등도 수혜주로 꼽힌다.

최원경 키움증권 연구원은 "30년간 원전에 들어가는 여러 부속품을 만들어 온 나라는 프랑스 일본 한국 3개국뿐"이라며 "범우이엔지와 티에스엠텍 등 국내업체들의 해외 수주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원자력 테마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이란 기대도 커지고 있다. 변준호 KB투자증권 연구원은 "2030년까지 세계 원자력 발전소 시장은 무려 1000조원 규모에 달할 것"이라며 "우리나라는 원전 수출액이 8년 만에 670배나 폭증한 만큼 앞으로 20년간 이어질 '슈퍼 사이클'에서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