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일 뉴욕증시가 비교적 큰 폭의 조정을 보였음에도 31일 국내증시는 나름대로 선전했다. 대규모 프로그램 매수와 분기말 윈도드레싱(기관투자가의 종가관리성 매매) 기대감이 작용한 결과다.

3월 초 1000선이었던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직 조정압력이 더 남아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사이클과 신용시장이 최악의 국면을 지났다는 안도감이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급격한 재조정 가능성도 낮다.

국내 경기선행지수의 상승반전은 경기사이클 하강의 정점을 지났다는 증거인 셈이다.

물론 이것이 V자형 경기회복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산업 재고조정과 금융 부채조정이 충분히 진행되기 위해서는 아마도 1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W자형 경기흐름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비관론의 퇴조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낙관론에 기댈 시기가 아니다. 3월 주가회복 과정에서 경기하강 완화 기대가 어느 정도 반영됐다고 봐야한다. 앞으로 4월 발표될 기업실적과 성장률지표는 유동성 기대감에서 펀더멘털 여건으로 투자자의 주의를 환기시킬 것이다.

지금은 비관론과 낙관론이 교착된 국면이다. 펀더멘털을 무시한 추세적 상승도 어렵지만 난폭한 재급락 압력도 크지 않다.

따라서 단기 조정 이후에는 순환매 장세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상승을 주도한 금융 IT 건설 기계 등 경기관련주에 대해서는 이격 조정 이후 재매수 타이밍을 포착하는 것이 유효할 것이다.

음식료 제약 등 경기방어주에 대해서도 주도주의 가격부담이 노출될 때마다 순환매성 매기가 돌아올 것으로 보인다.

/ 최성락 SK증권 투자분석팀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