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이 파산보호를 신청하면 국내 증시에는 단기 충격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황금단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31일 "GM의 파산보호신청이 우리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 부정적, 중장기 긍정적'이라고 판단된다"며 "GM 파산으로 인해 직접적인 타격이 우려되는 쪽은 자회사인 GM대우, 관련 부품업체, 그리고 할부금융회사 정도"라고 밝혔다.

황 애널리스트는 "GM대우는 GM자회사 중 가장 수익성이 높아 존속 가치가 있으므로 충격이 제한될 전망이고 관련 부품업체의 경우 GM에만 납품하는 곳이 아니라면 타격은 있겠으나 동반 파산에 이르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GM이 구조조정을 거치는 시기에 이익 성장을 꾀하기 어려울 것이며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만한 매력적인 종목 대상에도 오르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식시장에 있어서는 GM 관련 종목의 타격으로 인한 주가 하락보다 대외 악재에 민감한 원·달러 환율의 상승 및 외국인 매도로 인한 주가 조정 압력이 더 클 것으로 판단했다.

황 애널리스트는 "최근 원·달러 환율이 하향 안정화되고 외국인들이 주식을 연속 순매수하면서 주식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었던 점을 고려할 때 이번 GM 사태가 역방향의 전개를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도 "하지만 GM 처리만 놓고 보면 길게 갈 악재는 아니라고 판단된다"고 했다.

삼성증권은 단기 충격을 받더라도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것이 중장기적으로 나을 것으로 내다봤다.

황 애널리스트는 "2월말~3월초 GM뿐 아니라 씨티, 동유럽, 외채만기 도래 등 제반 불확실성이 한꺼번에 증폭됐을 때 원·달러 환율은 1600원 수준에서 고점에 대한 인식을 형성한 바 있다"며 "이번 GM 처리 문제만으로 원·달러 환율이 이 수준까지 다시 급등할 가능성은 낮아 보이는데 경상수지 흑자 전환 및 외국인들의 위험자산 회피 심리 완화 등으로 감안할 때 그렇다"고 분석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우리나라 자동차업체들이 세계 자동차시장의 점유율을 확대시키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주식시장은 GM의 파도를 넘어 4월 8일 이후 국내외 기업실적 시즌을 맞이하게 될 텐데, 미국 금융회사의 실적이 예상치를 크게 밑돌지만 않는다면 주가 조정은 제한될 것"이라며 "최근 회사채 및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에 시중 자금이 몰리는 것을 보면 대기 자금은 풍부하다는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