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원.달러 환율이 폭등해 1,400원에 바짝 다가섰고 코스피지수는 급락해 1,200선을 하회하는 등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다시 고조됐다.

3월 말 결산을 앞둔 기관투자가들과 외국인투자자들이 차익실현을 위해 주식을 내다팔아 주가 상승과 환율 상승을 부추겼다.

여기에 뉴욕 증시가 주요 은행 실적 악화 우려 등으로 하락한 데다 미국 정부가 자동차산업 지원을 거절했다는 소식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전문가들은 금융시장이 최근 월말과 분기 말을 맞아 대내외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으나 조만간 다시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GM 파산 공포 확산..주가 폭락 환율 폭등
이날 주식시장은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상승세로 개장한 코스피지수는 장중 약세로 반전해 5거래일 만에 처음으로 1,200선 아래로 떨어졌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10거래일 만에 처음으로 '순매도'로 돌아서 주식을 1천억 원 이상 팔아치웠고 기관들도 3월 말 결산을 앞두고 이틀 연속 주식을 내다 팔아 차익을 실현했다.

지난 주말 미국 뉴욕 증시가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과 주요 은행들의 실적 악화 우려 등으로 하락한 데다 미국 정부가 제너럴모터스(GM)와 크라이슬러에 대한 추가 지원을 거절했다는 소식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매도 심리를 자극했다.

이로 인해 원.달러 환율도 폭등세를 나타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지난 주말보다 달러당 42.50원 폭등한 1,391.5원으로 1,400원에 육박했다.

JP모건체이스 임지원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파산할 수 있다는 루머가 퍼졌고, 한국 법인인 GM대우에 대한 우려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환율의 변동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 "당분간 혼조후 반등 전망"
전문가들은 금융시장이 당분간 국내외 변수에 따라 등락을 반복하는 혼조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LG경제연구원 배민근 선임연구원은 "현 상황에서 추세를 언급하기는 어렵고 당분간 등락을 반복하는 혼조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며 "시장이 아직 취약한 만큼 기업의 1분기 실적 발표, 은행 스트레스 테스트(위기 상황 분석) 결과 발표 등이 있을 때마다 시장은 출렁거릴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일각에서는 1분기 어닝시즌(실적 발표)에 대한 우려와 기업 구조조정에 대한 부담감 등의 악재 요인이 금융시장에 선반영되고 있는 만큼 금융시장은 조만간 안정세를 찾아 반등 국면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원.달러 환율도 결제수요가 몰리는 월말이라는 시기적인 특수성으로 상승한 측면이 강한 만큼 내달 들어서는 안정세를 찾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우증권 조재훈 투자전략부장은 "4월 증시도 3월 반등 국면의 연장선으로 예상되며 3월 반등폭이 컸다는 측면에서 가파른 상승보다 대기 매물을 소화해가며 계단식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토러스투자증권 이경수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도 월말을 맞아 수입업체 결제수요가 유입되면서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며 "3월 이후로 외화시장이 다시 안정을 찾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