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형은행들이 올 들어 수익을 내고 있고 경기가 조만간 바닥을 칠 것이란 기대감에서 3주 연속 올랐던 뉴욕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뉴욕 증시 전문가들은 단기급등에 따른 부담이 큰 데다 금융시스템에 대한 불안감이 다시 제기되면 조정 장세가 전개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휴 존슨 존슨일링턴어드바이저스 회장은 "3주 동안의 상승률로 따지면 1938년 이후 주가가 가장 많이 올랐다"며 "하지만 이번 주에는 기업실적과 경제통계 등 주가 상승의 발목을 잡을 요인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은행 실적전망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지난주 금요일 JP모건체이스와 뱅크오브어메리카(BOA) 최고경영자들이 3월 영업이 1,2월에 비해 어려웠다고 언급하자 금융주들이 일제히 약세를 보이면서 지수를 끌어내렸다. 때문에 이번 주에는 정부의 구제금융 자금을 받은 대형은행들에 대한 재평가 작업이 활발히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부동산 침체 영향으로 대형은행이 1분기에도 추가로 대규모 자산상각을 해야 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면 금융주 매도가 다시 늘어날 수 있다. 이번 주 예정된 시가평가 회계방식을 개선하기 위한 의회 청문회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 전망이다.

미국 주택시장의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선 31일 발표되는 1월 S&P케이스-실러 주택가격 지수와 다음 달 1일 나오는 2월 잠정주택판매 현황을 살펴봐야 한다. 최근 발표된 주택 관련 통계들은 곤두박질치던 주택시장이 조만간 안정될 것이란 희망을 갖게 해줬다.

2월에는 신규주택 판매가 전월에 비해 증가세로 돌아섰고 기존주택판매(계절조정)도 5.1% 증가한 연율 472만채를 기록했다. 신규주택 착공 건수도 22.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주택 착공 건수 증가는 8개월 만의 일이다. 이번 주 발표될 부동산 관련 통계에서도 시장 예상을 웃도는 결과가 나오면 경제 바닥론이 더 힘을 얻게 될 것으로 보인다.

경기관련 주요 통계로는 다음 달 1일 나오는 미 공급자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와 3일 미 노동부가 발표하는 3월 실업률을 꼽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2월 8.1%를 기록했던 실업률이 3월에는 8.5%로 껑충 뛸 것으로 전망했다. 수익 악화를 우려한 기업들이 인력을 계속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업률은 경기후행적이어서 경기가 조만간 바닥을 쳐도 상당기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ISM 제조업지수는 작년 12월 32.9를 기록한 이후 2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2일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G20정상회의에서는 침체에 빠진 세계경제 회복방안과 금융위기 재발을 막기 위한 방안 등이 논의된다. 이 과정에서 무역과 통화문제를 둘러싼 중국과 미국의 갈등이 재연될지 주목된다. 이 같은 갈등은 미국 달러화 가치와 미 국채 가격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 밖에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장기국채 매입이 시장금리를 추가로 떨어뜨릴 수 있을지 여부도 주가흐름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