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수익률 22%…해외펀드 1~30위 싹쓸이
"불안요인 때문에 경계 늦추지 말아야"


동유럽발 금융위기 속에 나락으로 떨어졌던 러시아펀드와 동유럽펀드가 회복세를 띠고 있다.

단기 수익률 회복에 투자자들은 안도하는 모습이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경제 기반이 취약하고 불안 요인이 상존해 있어 경계를 늦추기 어렵다는 시각이다.

26일 펀드 평가사인 제로인에 따르면 설정액 10억원 이상인 18개 러시아펀드의 1개월 수익률은 24일 기준 22.15%로 국내외 주식형펀드들 중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동유럽 증시에 주로 투자하는 유럽신흥국펀드(22개)도 1개월 평균 수익률이 17.37%로 단기 회복세가 두드러진다.

같은 기간 해외주식형펀드(754개)의 평균 수익률은 4.65%며, 국내주식형펀드(692개)는 8.34%다.

개별 펀드로는 '신한BNPP더드림러시아주식자 1(A클래스)'이 1개월 수익률 29.98%로 해외주식형펀드(순자산 10억원 이상) 중 선두를 달리고, '미래에셋러시아업종대표주식형자 1(CLASS-C 2)'이 27.22%로 뒤를 잇는 등 러시아펀드가 1위에서 11위까지 상위권을 휩쓸었다.

또 유럽신흥국펀드 중 선두인 '하나UBS Eastern Europe주식자 1CLASS A'는 22.33%로 12위에 랭크되는 등 해외주식형펀드 1개월 수익률 1위에서 30위까지를 러시아·유럽신흥국펀드가 차지했다.

이 같은 단기 수익률은 지난달 러시아에서 동유럽 국가들로 번지던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 때문에 확산되던 글로벌 금융위기가 진정되자 투자심리가 회복되면서, 급전직하했던 러시아와 동유럽 증시가 빠르게 낙폭을 만회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지난달 배럴당 30달러 초반까지 떨어졌던 국제유가가 최근 50달러선을 회복한 것도 석유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러시아 경제와 증시 회복에 대한 기대를 높이면서 반등 탄력을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

러시아증시의 RTS지수는 지난 1월 말 저점 대비 45%가량 반등한 상태다.

하지만 이 같은 회복세가 얼마나 지속될 지는 불투명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체코, 우크라이나, 불가리아, 루마니아 등 동유럽 국가들은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등으로 디폴트 우려가 다소 진정되는 등 급한 불은 끈 듯 보이지만 경제 문제가 정정 불안으로 이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고, 경제 기반도 취약해 위기가 다시 고조되면 충격파가 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러시아는 최근 국영 금융회사인 파이낸스리싱코(FLC)가 디폴트 선언을 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우려를 사고 있다.

조완제 삼성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러시아나 동유럽 증시는 펀더멘털이 받쳐주지 못하기 때문에 금융 불안이 재발하면 낙폭이 커질 위험이 있어 보수적인 관점을 유지해야 한다"며 "반등장을 이용해 관련 펀드의 비중을 조절하거나 환매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러시아펀드와 유럽신흥국펀드의 1년 평균 수익률은 -74.14%와 -60.68%로 여전히 해외주식형펀드 중 가장 저조하다.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abullapi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