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코스피 지수 1200선 안착을 위한 주도세력으로 떠오르는 가운데 최근 이들이 사들인 종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매수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외국인이 사는 종목에 관심을 가지라고 조언하고 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지난 17일부터 이날까지 6거래일 연속 순매수에 나서고 있다. 외국인은 전날까지 4225억원 어치 주식을 순매수한 데 이어 이날도 2000억원 어치 이상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5일동안 LG를 965억원 어치 순매수, 가장 많이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투자증권은 지난 18일 LG에 대해 핵심 자회사인 LG전자와 LG화학의 실적 개선이 가시화됨에 따라 LG 주가를 둘러싼 부정적인 요소들이 해소되고 있다며 매수 투자의견과 목표주가 6만7500원을 유지했다.

외국인은 LG전자와 삼성전자를 각각 766억원 어치와 705억원 어치 순매수했다. LG전자는 휴대폰 부문의 시장 점유율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 삼성전자는 휴대폰, 디스플레이, 반도체 등 각 사업부의 경쟁력이 강화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받았다.

또 경기침체에도 안정된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NHN을 481억원 어치 순매수했으며 글로벌 금융위기 완화 기대감에 신한지주(421억원), KB금융(316 억원), 미래에셋증권(316억원) 등 금융주들도 많이 샀다. 실적이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되는 한국전력(399억원), 현대중공업(327억원), 대우조선해양(253억원), 아모레퍼시픽(229억원), 롯데쇼핑(209억원) 등도 뒤를 이었다.



최근 주가 상승으로 외국인들의 추가 매수가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외국인은 지난해 10월 24일 코스피 저점 형성 이후 박스권 상단에서 더 강한 매수세를 보인 바 있어, 추가 매수세를 기대하게 하고 있다.

정명지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외국인 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되는 경우는 크게 미국에서 긍정적인 뉴스가 나오고 국내 외환시장이 안정될 경우의 두 가지"라며 미국 정부의 은행 부실자산 매입계획과 주택관련 지표 개선 소식이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 라고 진단했다.

정 애널리스트는 "외국인 입장에서 미국 시장이 상승할 가능성이 크고 원화 강세 요인까지 겹친다면 지수와 외환 두 가지 모두에 베팅할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박스권 상단에서 매수가 더 편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곽병열 KB증권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완화되면 외국인 수급이 달러 캐리 트레이드의 재개를 통해 중기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라며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아진 미국 달러화를 빌려 다른 통화로 표시된 주식, 채권 등의 자산에 투자하는 패턴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